미국의 승차 공유 시장을 양분하는 우버(Uber)와 리프트(Lyft)가 지난 6일 올해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며 나란히 “기록적인 분기”라고 자평했다.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 사용자 수와 총 사용 금액 등 핵심 지표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리셔 리프트 CEO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한 기록적인 분기”라며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이러한 성과를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된 각 사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우버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26억5100만달러(약 18조원), 영업이익은 82% 급증한 14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리프트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오른 15억8820만달러였고, 영업이익은 109% 급증한 240만달러였다.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는 양 사가 저마다 역대급 실적을 냈다고 자평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해 북미 시장 승차 공유 시장 점유율은 우버 76%, 리프트 24%(블룸버그 세컨드 메저)로 집계됐다. 하지만 우버는 전 세계 70국에서 영업하면서 전체 매출 중 절반 남짓을 승차 공유 서비스로, 나머지를 배달과 화물 등 다른 사업으로 올린다. 반면 리프트의 매출은 주로 북미 지역의 승차 공유 서비스에 국한된다. 이런 점에서 양 사는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도 차이가 난다. WEEKLY BIZ는 두 회사의 실적 발표 자료와 실적 발표회 발언 등을 통해 양 사의 호실적 요인과 경영 전략을 분석해봤다.
◇비슷한 듯 다른 전략
우버의 무기는 ‘모든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 묶는 힘’이다. 기존 가입 회원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단순히 차량 호출 앱 안에 배달 서비스(우버 이츠)를 넣었을 뿐인데, 그 덕에 연간 약 100억달러(전체 배달 예약의 12%)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했다. 배달을 처음 이용한 고객의 30%가 차량 호출 앱을 사용하면서 시너지도 났다.
우버는 또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 ‘우버 원(Uber One)’을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 현재 회원은 3600만명으로, 회사 전체 예약 건수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회원 수는 1년 새 60% 늘었다. 코즈로샤히 CEO는 “승차 공유와 배달을 동시에 이용하는 고객은 아직 20%도 안 된다”며 앞으로 교차 이용 고객이 크게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달성한 실적 지표는 고무적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우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억800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승차 공유 운행 건수는 33억건으로 18% 증가했고 전 세계 운전자·배달원 수 역시 880만명으로 1년 새 20% 늘었다.
반면 리프트는 ‘운전자 친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대표적으로 승객이 낸 돈에서 세금·통행료 등 비용을 제외한 금액의 최소 70%를 운전자에게 보장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리셔 CEO는 “최근 자체 설문조사 결과, 운전자의 리프트 선호도가 경쟁사(우버)에 비해 29%포인트 더 높다”고 밝혔다. 1년 전엔 선호도 차이가 6%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고령층을 겨냥한 신규 서비스 ‘리프트 실버’도 성과를 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단순화하고 전화 상담 기능을 추가하자, 고령층 이용자의 사용 유지율이 80%에 달했고, 신규 고객의 5분의 1이 이 서비스를 통해 유입됐다.
리프트는 외부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알래스카항공·유나이티드항공과 제휴해 항공사 마일리지와 탑승을 연계하고, 체이스 같은 금융사나 도어대시 같은 배달 플랫폼과도 협력했다. 리프트 측은 “제휴 업체와 연계된 탑승 건수는 5000만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프트도 2분기 좋은 성적을 냈다. 이용자 수가 전년보다 10% 늘어난 261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탑승 건수도 2억3480만건으로 14% 증가했다. 리셔 CEO는 “이용자 수보다 탑승 건수가 더 빠르게 늘어난 건 기존 이용자들의 사용 빈도가 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전망도 ‘맑음’
우버와 리프트 두 회사는 모두 승차 공유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분기 실적이 일시적인 ‘깜짝 성적’이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우버는 미국 18세 이상 소비자 중 약 20%만이 우버를 이용한다고 언급하며, 미국 시장 내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잠재 고객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전 세계 모빌리티 이동 건수 증가율도 매년 약 19%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리프트 역시 가장 큰 경쟁 상대로 ‘집 안의 소파’를 지목하며, 외출 시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실적 발표에서 언급했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승차 공유 서비스 시장 규모가 올해 511억달러에서 매년 평균 13.7% 증가해 2030년에는 96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분석했다.
이런 낙관적 전망 속에 양 사는 3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자신했다. 우버는 3분기 이용자 총 예약 금액(총 사용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21%가량 늘어난 482억~497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21억9000만~22억9000만달러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는 미국 시장의 확장과 함께 최근 인수를 완료한 튀르키예 모빌리티 서비스 ‘트렌디올 고(Trendyol Go)’와 브라질 배달 서비스 ‘아이푸드(iFood)’와의 전략적 제휴로 인한 영향이 포함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프트도 3분기 이용자 총 예약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17% 늘어난 46억~48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BITDA는 1억2500만~1억45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 9국에서 운영 중인 승차 공유 서비스 프리나우(Freenow)를 지난달 말 인수 완료해 3분기 성적에 보탬이 될 예정이다. 리셔 CEO는 “리프트의 성과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며, 계속해서 이러한 성과를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로보 택시 경쟁은 ‘안갯속’
기록적 실적에도 실적 발표일 두 회사의 주가는 약세로 마감했다.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이 우버 실적 발표회에서 쏟아낸 질문은 대거 자율 주행 로보택시로 향했다. 당장의 실적보다도 자율 주행 시대가 본격화됐을 때 지금의 성과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이었다. 이에 코즈로샤히 CEO는 “로보 택시 시장에 승자 독식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율주행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있다”고 했다. 다만 시장은 불확실성에 우려를 표했다. 실적 발표 당일 우버의 주가가 장중 1% 이상 떨어졌다가 회복했고, 리프트는 3.7% 하락 마감했다.
윌리엄블레어의 랠프 샤카트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자율 주행차 사업에 대해 더 명확한 답을 원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느 회사도 확실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로보 택시 도입이 본격화되면 2035년까지 승차 공유 시장 규모가 470억달러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