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반의 하락을 빠르게 만회한 뒤 글로벌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도 2021년 수준에 근접했다. 그런데 불안은 커져간다. 들고 있다면 팔아야 할까. 이미 팔았다면 사야 할까.

어떤 경우든 투자 결정은 주가지수가 아니라 당신의 장기적 목표에 맞춰야 한다. 주가가 하락장에서 회복할 때 많은 투자자가 내가 ‘손익분기점 버그’라고 부르는 함정에 빠진다. 어떤 이는 하락장에서 주식을 매도하면서 손익분기점을 안전 신호로 여기며 기다린다. 하지만 주가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며 다시 사지 못한다. 반대로 계속 보유한 이들은 손익분기점을 또 다른 하락 전 팔 시점으로 본다. 두 경우 모두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그래픽=김의균

당신은 아마 은퇴, 가족 부양, 여행 같은 목표를 위해 투자하고 있을 것이다. 목표 달성엔 반드시 시간표가 따라야 한다. 자산이 얼마나 오래 유지돼야 하는지, 성장률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따라 투자 비율이 달라진다. 기간이 길고 성장이 필요할수록 주식 비율도 높아져야 한다.

기준이 될 벤치마크 지수를 정해 투자 청사진이자 성과 잣대로 삼아야 한다. 코스피도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지역 편향이 있다. 나는 광범위한 MSCI 세계지수(ACWI)를 추천한다.

벤치마크의 과거 수익률은 중간에 어떤 변동성이 있더라도 투자 기간 동안 당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락장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벤치마크의 장기 수익률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손익분기점 버그에 빠진 사람들은 이를 오히려 반대로 하면서 시장에 남을 이유를 찾는다. 하지만 주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정보를 가격에 선반영한다. 시장에서 나간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보지 못한 중대한 악재를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 관세, 세금 인상, 정치적 혼란 같은 일들은 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상승장을 놓치면 그 수익과 이후의 복리 효과까지 놓치는 비극이 된다. 약 10년 전인 2016년 2월 11일 ACWI는 2015년 8월 12일 대비 15% 떨어졌다가 같은 해 12월 16일 손익분기점을 회복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금리 인상, 한국 정치 혼란으로 불안이 가득했다. 영수와 미숙이란 가상의 한국 투자자 두 명이 2016년 손익분기점에서 각각 10억원 규모의 ACWI 기반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고 하자. 영수는 ‘안전’을 택해 매도했고, 미숙은 목표에 집중하며 버텼다. 6개월 후 ACWI는 5.8% 상승했고, 미숙의 자산은 약 10억6000만원이 됐다. 그제야 영수는 다시 10억원을 투자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코로나 변동장 등 여러 파고를 겪었지만, 결국 ACWI의 144.4% 상승을 함께 누렸다. 하지만 미숙의 자산은 25억9000만원, 영수는 24억4000만원으로 둘의 차이가 벌어졌다. 그렇기에 손익분기점은 잊고, 투자 여정에서 만날 더 많은 고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