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의균

최근 구글, 타깃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다양성, 포용성 목표를 수정하거나 관련 조직을 폐지하는 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2020년부터 매년 흑인 직원 채용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려왔던 구글은 2023년 이후 그 규모를 대폭 줄였다. S&P500 기업 중 DEI 지표를 임원 평가에 사용하는 비율도 2023년 75%에서 2024년 66%로 낮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비효율적 정책 폐지를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가속화됐다. 반면 애플, 코스트코 등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양성, 포용성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개인이 느끼는 소속감, 연결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DEI 전문가 아서 찬(Chan)은 소속감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초월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DEI가 조직의 실천 과제라면, 소속감은 주관적 인식이며 정서적 만족감, 행복감과 연결된다. 조직 문화 차원에서도 형식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을 모아 놓기보다 서로 공감하며 결속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고객의 연결감, 유대감을 강화하는 마케팅도 눈에 띈다. 지난달 LG전자는 글로벌 캠페인 ‘라디오 옵티미즘(Radio Optimism)’을 시작했다. 라디오에 사연을 신청하듯 원하는 상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성하고 음악 장르와 스타일을 선택하면 AI가 작사, 작곡하는 식이다. 신청자는 음악 링크를 원하는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라디오에 공개할 수 있다. 열일곱 번 만에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친구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 등 다양한 사연이 올라왔다.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이 연결되고 공감하도록 함으로써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이는 LG의 브랜드 슬로건 ‘Life’s Good’이 전하는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외로움과 고독감이 감염병처럼 확산하는 시대에 소비자의 소속 욕구, 연결감을 충족하는 기업은 장기적이고 건강한 고객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