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CPI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0.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0.7%로 돌아선 뒤, 3~5월엔 -0.1%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내 재화와 서비스의 평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 하락은 통상적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이 겹치며 중국 경제 전반에 구조적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된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기업 투자와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지난 3월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를 나타내는 ‘재정적자율’을 4%로 설정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금리 인하, 세금 감면 등과 같은 각종 소비 진작 정책도 함께 내놓았다. 하지만 높은 청년 실업률,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중국이 직면한 복합 위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중국의 소비 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시장에선 6월 CPI가 중국의 내수 경기 회복 가능성과 정부의 정책 효과를 판단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