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도 첸나이 등 최남단 지역이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인도 첸나이에서 용수를 공급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인도 주민들.

전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물 부족은 식수나 농·축산업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업까지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웁니다.

특히 최근 가장 각광받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데이터센터 냉각 등에 물을 엄청나게 사용해 물 부족을 심화시킨다고 합니다. 인류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산업에 물이 엄청나게 소비되자, 스스로 쓸 물조차 구하기 힘든 악순환이 일어난 셈입니다.

UC리버사이드 연구에 따르면 챗GPT 질문 6개에 답하려면 한 컵(200㎖)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특히 이 연구는 챗GPT의 옛 버전인 GPT-3를 기반으로 진행한 데다, 원하는 답변의 길이도 150~300단어 수준으로 한정했다고 합니다. 최신 버전인 GPT-4o에 더 긴 답변을 요구하면 물 사용량은 늘 수 있단 뜻입니다.

최근 챗GPT를 사용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그린 것처럼 만드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열풍이 거세지자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는 얘기는 냉각수가 그만큼 많이 쓰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구 반대편의 목마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오늘 하루쯤은 챗GPT를 쉬게 해주는 건 어떨까요.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