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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난 4월 ‘코루’라는 이름의 요트를 네덜란드 조선소에서 5억달러(약 6500억원)에 사들였다. 말이 요트일 뿐, 코루는 길이가 127m에 이르고 수영장만 3개를 갖춘 거대한 호화 선박이다. 올해 초대형 요트 구입에 나선 수퍼리치 중에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도 있다. 슈미트는 1억5800만달러(약 2050억원)를 주고 파키스탄계 억만장자 샤히드 칸의 수퍼요트를 넘겨받았다.
억만장자들의 수퍼요트 시장이 요즘 고물가·고금리 파도를 헤치며 쾌속 질주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요트와 제트기 판매액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260억유로(약 36조8200억원)에 달했다. 수퍼요트 시장을 주도하는 이탈리아의 보트 산업은 지난해 매출 73억3000만유로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20% 급증했다.
수퍼요트는 개인이 소유한 길이 24m 이상의 호화 요트를 말한다. 동선 노출을 최소화하며 이동의 자유를 선사하는 동시에, 여가와 사교를 위한 비밀 공간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수퍼요트 산업은 팬데믹 시절에 ‘호화로운 격리’ 수요가 늘면서 급성장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리가르히(러시아식 재벌)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자 위축되는 듯했지만 최근에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요트 전문 매체 보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퍼요트 판매액은 27억9000만유로(약 3조95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매출 12억8000만유로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세계 최대 요트 제조사인 아지무트 베네티의 조반니 비텔리 회장은 “지난해 올리가르히 소유 요트가 각국에서 압류되면서 고객의 10%를 잃었다”며 “그래서 올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고 회사를 운영 중이지만, 예상과 달리 작년보다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시장조사 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88억달러였던 수퍼요트 산업 규모는 2033년이면 199억달러로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수퍼요트 산업이 예상보다 순항하는 이유는 수퍼리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각국에서 막대한 유동자금이 풀리자 부자들이 자산을 더 많이 쌓은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최근 발표한 세계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순자산 10억달러 이상인 부호가 2376명에서 2544명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억만장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용 요트를 사들일 만한 재력을 갖춘 5000만달러(약 650억원) 이상 자산가는 지난해 세계에서 24만3000명이었는데, 2027년이면 53% 늘어난 37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수퍼요트 소유주의 연령이 더 젊고 활동적인 세대까지 확장되면서 제트스키 중심이던 요트용품 산업이 수상 자전거, 초경량 헬리콥터, 플라이 보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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