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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도쿄 센소지 사원에 고풍스러운 클래식 자동차와 최첨단 스포츠카 70여 대가 등장했다.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1395년 된 사찰에 빈티지카와 수퍼카가 공존하는 모습은 초현실적이었다. 이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공간은 영국의 수퍼카 제조사 애스턴마틴이 연출했다. 창사 110주년을 기념한 ‘애스턴마틴 아르카디아’라는 이번 행사는 센소지 사원에서 열리는 최초의 자동차 전시였다.
그레고리 애덤스 애스턴마틴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요즘 아시아 시장을 향한 수퍼카 업계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일본을 시작으로 애스턴마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국에서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애스턴마틴은 대당 2억~3억원이 넘는 수퍼카를 연간 6000~7000대 판매한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애스턴마틴 같은 고급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5660억유로(약 810조원)로 사상 최고치였다. 앞으로도 수퍼카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애덤스 대표는 “향후 고급 자동차 시장은 아시아, 여성, 비스포크(bespoke·맞춤 생산) 소비자가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일례로 애스턴마틴이 올해 110대 한정 생산한 모델 ‘발러’는 차체 색상을 5000가지 중에 고를 수 있다. 맞춤형 옵션도 170가지에 달한다. 가격은 150만달러(약 20억원)부터 시작한다. 애덤스 대표는 “과거와 미래를 접목시킨 ‘레트로 퓨처리즘’ 디자인이 돋보이는 발러를 최근 일본 기업의 여성 CEO가 계약했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은 한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는 ‘니치 브랜드’였다. 영국식 명품 특유의 ‘명예로운 고립’에서 탈피한 건 2020년 캐나다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부터다. 패션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와 토미 힐피거에 투자해 두 브랜드를 키워낸 경험이 있는 스트롤 회장은 아들을 F1 선수로 키우기 위해 거액을 쓰며 수퍼카에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애덤스 대표는 “럭셔리 패션계에서 성공한 스트롤 회장은 명품 산업을 잘 이해한다”며 “회사 오너가 우리가 수퍼카를 판매하고 싶은 타깃 소비자인 셈”이라고 했다.
일본은 수퍼카 마니아들의 열정이 넘치는 나라다.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일본 대표를 지낸 적 있는 애덤스 대표는 “일본 시장을 20년간 지켜봤는데, 자동차와 자기 자신이 깊게 연결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마니아들이 있다”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하야시상을 보라”고 했다. 빈티지 자동차 세계의 유명 수집가인 유키 하야시씨는 1933년식 담청색 르망, 1964년식 군청색 DB5을 출품했다. 클래식 자동차 전문가인 유에츠 사토씨는 “10대 때부터 클래식 자동차를 사들여 복원해왔다”며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자동차 컬렉션은 일본 마니아들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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