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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명품에 대한 관심이 (몸에 걸치는) 액세서리 위주였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집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그릇 하나에도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죠. 고급 식기 시장이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60년 전통의 프랑스 고급 자기 브랜드 베르나르도를 이끄는 미셸 베르나르도(66)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을 겪으며 실내 디자인에 관심이 커진 지난 3년간 생산량이 두 배로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달 서울을 방한해 WEEKLY BIZ와 만난 베르나르도 CEO는 “세계적으로 인테리어와 그릇에 점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럭셔리 업체들이 가정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디올·루이비통을 포함한 주요 명품 업체는 가방·의류·화장품을 넘어 그릇, 가구, 인테리어 소품에 힘을 주고 있다. 구찌는 피렌체·비벌리힐스·도쿄·서울에서 구찌 식기에 음식을 담아주는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1863년 프랑스 중부 리모주에서 설립된 베르나르도는 이 지역 점토로 식기를 만든다.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쓰이는 식기로 명성이 높다. 알랭 뒤카스, 알랭 파사르, 기 사부아 같은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셰프들이 사랑하는 식기로도 유명하다. 2006년 정부로부터 ‘살아있는 문화유산’ 칭호를 받기도 했다. 베르나르도 CEO는 “팬데믹 종료와 함께 활기를 되찾은 세계 각지의 호텔·레스토랑에서 우리 식기를 많이 찾고 있는 것도 생산량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했다. 베르나르도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호텔·레스토랑에서 나온다.
베르나르도 CEO는 한국 소비자에 대해 “다양한 스타일에 열려 있고 새로운 트렌드에도 민감해 우리와 잘 맞는다”며 “전통적인 자기 스타일에만 관심을 보이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소비자들은 현대적인 문양부터 장식성 강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제품에 흥미를 보인다”고 했다. 한국의 고급 식당에서도 독창성과 새로움을 강조한 그릇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베르나르도는 가장 인기 있는 컬렉션인 ‘에퀴메’의 핑크색 버전을 올여름 한국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베르나르도는 제프 쿤스, 알렉산더 칼더 같은 세계적 예술가와 협업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베르나르도 CEO는 “자기는 오랜 역사를 지닌 생활용품”이라며 “제품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협업을 통한 재발견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선 그에 맞는 재창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방한도 지난달 별세한 한국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과의 협업 제품을 공개하기 위해 이뤄졌다. 베르나르도는 3년 전부터 박 화백과 교류하며 작업 과정을 논의해왔다. 베르나르도 CEO는 “협업은 창업주부터 내려온 우리 회사의 전통”이라며 “교통 발달로 한국에 14시간이면 올 수 있어 우리 같은 기업에는 축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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