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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는 예후다 넬슨은 승진 직후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승진이 기대보다 늦었던 데다, 승진과 함께 인상된 연봉이 확대된 업무 책임에 비해 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새로운 회사에서 더 높은 급여와 더 나은 근무 시간을 보장받았다”고 했다.
승진은 보통 인재를 회사에 붙잡아 두기 위한 도구로 여겨진다. 더 높은 직위와 보상을 제공하면서 해당 직원의 회사 내 입지를 공고히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념과는 다르게 승진 직후 사표를 던지는 직원이 적지 않은 역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고용 정보 업체 ADP가 2019~2022년 미국 근로자 120만명을 분석한 ‘승진의 숨겨진 진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승진 후 한 달 이내에 승진자의 29%가 회사를 떠났다. 반면 첫 승진 기회에서 쓴잔을 마신 경우 18%만 이직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집단의 격차는 조금씩 좁혀졌지만 6개월이 될 때까지 승진자의 이직 확률이 비(非)승진자보다 높았다.
회사에서 승진으로 인정받았는데도 왜 이직을 결심할까.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첫 승진을 하고 나면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간다”고 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걸 계기로 이직 시장에 도전할 용기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승진자가 이직을 노리지 않더라도 다른 회사의 채용 담당자가 먼저 눈여겨보기도 한다. 능력·성과가 검증됐다고 보고 우선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링크드인 같은 직장인 소셜미디어나 채용 플랫폼에 직급 변경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아 승진자를 외부에서 알아보기가 훨씬 쉬워졌다.
승진을 했지만 기대보다 보상이 적거나, 새로운 업무가 과중하다고 여길 경우에도 이직을 결심할 수 있다. 경영진은 승진시켜 줬으니 성과를 더 내라며 채근하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부담감 내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승진 후 회사를 관두는 현상은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의 최소연 헤드헌팅 사업 총괄은 “승진하면 현재 직장에서 오른 연봉 기준으로 (다른 회사와) 협상할 수 있고 더 높은 직급으로 이직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며 “특히 요즘 젊은 직장인은 이전 세대만큼 직장에 충성심이 강하지 않고 평생 직장 개념도 없어지는 추세라 전략적으로 승진 후 이직을 계획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사 컨설팅사 콘페리의 이종해 파트너는 “직급을 단순화해 승진 대신 매년 성과에 대해 보상을 해주거나, 조건부 스톡옵션 같은 장기 성과급 위주로 보상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승진 때만 연봉을 대폭 인상하는 방식이 이직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라는 얘기다. 최소연 총괄은 “조직의 장기적인 인재 개발 계획을 공유하면서 핵심 인재가 소속감·안정감을 가지고 일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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