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의균

Q. 저희 회사 직원이 배우자가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며 가족 돌봄 휴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서류를 확인해보니 아직 혼인신고가 안 된 상태였어요. 이에 법률혼 상태일 때만 휴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자기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느냐며 빡빡하게 군다는 식으로 불평합니다. 결혼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사실혼 배우자 문제로도 근로자에게 가족 돌봄 휴가를 줘야 하는 건가요?

A. 우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근로자에게 가족 돌봄 휴가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는 질병, 사고, 노령, 양육 등으로 가족을 긴급하게 돌볼 필요가 있을 때 연간 최대 열흘의 무급 휴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가족 돌봄 휴가를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야 합니다. 단,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가족 돌봄 휴가를 주는 것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근로자와 협의해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녀고용평등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가족 돌봄 휴가를 청구할 수 있는 돌봄 대상을 배우자, 자녀, 부모, 조부모, 배우자의 부모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사실혼 배우자도 배우자 범위에 포함되는지 불확실합니다.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사회 관념상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최근엔 아파트 청약이나 담보대출, 양도세 면제 등을 위해 신혼부부가 혼인신고를 늦추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혼 부부는 법률혼과 달리 부부의 권리와 의무 중 일부만을 법률로 보호받는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고용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법상 배우자 출산휴가는 사실혼 배우자의 경우에도 인정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돌봄 휴가에 관해서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표명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사업주가 해당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까지 부과되는 이상 의무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또는 유추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위 사례에서 사업주가 사실혼 배우자를 위한 가족 돌봄 휴가까지 허용해 줄 의무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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