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노동시장에서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재택근무의 보편화다. 이전에는 재택근무에 대한 편견과 인프라 부족 때문에 제대로 시행되기 어려워졌지만, 지난 2년 동안 팬데믹을 거치며 두 가지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애플과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고 있지만, 재택근무의 장점을 경험한 직원들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근로 방식을 고민 중이다.
생산직이나 소비자 대면 서비스, 의료, 세일즈 등 재택근무와 관련 없는 직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팬데믹을 계기로 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직종을 불문하고 근로자들이 이전보다 적은 시간만 일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근로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으니 그렇다 쳐도, 재택근무를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까지 그렇다는 건 특기할 만하다.
여기엔 여러 원인이 있다. 우선 정부에서 지급하는 코로나 지원금과 보상금, 실업수당 등으로 소득이 일부 충당됐다. 질병 노출에 대한 두려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 서비스, 마트 판매직처럼 사회적 접촉이 활발한 업종일수록 희망 근로시간이 적게 나타난 것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코로나 기간에 질병 감염 위험이 남들보다 더 컸던 직종은 근로시간을 줄여 감염 위험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동시장의 변화는 인플레이션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노동시장 참여를 거부하거나 장시간 근무를 기피하는 근로자들을 일하게 하려면 결국 임금을 올려주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글 개발자부터 월마트의 매장 직원, 트럭 기사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임금이 오르고 있다. 이렇게 촉발된 임금 인상 도미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전 세계 물가를 밀어 올리는 중이다. 결국 코로나는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노동시장과 경제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국가와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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