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은 직장 생활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31국 임직원 3만1000여 명을 조사했더니 경영진의 43%가 원격근무의 가장 큰 과제로 ‘직원들 간의 관계 구축’을 꼽았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 경영진은 48%가 같은 답을 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소원해진 직장 내 인간 관계에 대한 우려가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소통이 디지털로 이뤄지다 보니 직장 동료와 함께 탕비실에서 나누는 소소한 대화나 퇴근 후 함께하는 회식 같은 문화가 사라졌고, 사내 유대감 역시 약해질 것이란 걱정이다.
경영진과 일반 사원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팀장급 관리자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관리자의 59%는 “리더와 직원들 간 기대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는데, 글로벌 평균 응답률(54%)과 비교하면 5%포인트 더 높다.
조직이 ‘모래알’이 돼가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문제다. 조직 운영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한 경영진 비율은 글로벌 평균 28%로 저조했고, 국내 응답률은 그보다 낮은 22%에 그쳤다. 한국MS 관계자는 “원격 근무자의 경우 절반만 팀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회사에서 소외되기 쉬운 신입 사원과 원격근무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조직 생활이 길지 않거나 신입 사원이 많은 한국의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직장인 56%는 이직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평균은 52% 수준이다.
팬데믹이 끝나도 원격근무 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글로벌 경영진 절반은 팬데믹이 끝나도 원격근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경영진도 답변 비율이 비슷했다. 이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세가 될 ‘하이브리드’(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 혼재) 체제에 걸맞은 업무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한국 직장인 43%가 “언제 그리고 왜 사무실 근무를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답해 글로벌 평균(38%)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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