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외교 갈등으로 한때 중국 수출이 끊긴 호주산 석탄이 금수(禁輸) 조치 이후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호주 뉴캐슬 석탄 선물가격은 최근 t당 446달러까지 올라 2008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는 오는 6월 종료되는 2022 회계연도에 석탄 수출액이 1100억 호주달러(약 100조원)에 달해 사상 처음 1000억달러 벽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러시아에 이어 석탄 매장량이 세계 셋째(14%·1502억t)로 많은 호주는 2020년 코로나 발원지를 놓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호주가 코로나 중국 발생설을 제기하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이 “호주는 중국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이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호주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자국 내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러시아 제재 등으로 호주산 원자재가 국제사회에서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사진은 호주 퀸즐랜드에 있는 석탄 광산. /BHP빌리튼

중국은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금수 조치 이전까지 호주에서 4000만t 넘는 석탄을 수입해왔다. 그런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 호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이후 그린플레이션(탄소중립 정책 부작용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석탄 수요가 늘면서 중국 대신 한국, 유럽, 인도 등지로 수출이 늘었다. 최근엔 세계 2위 석탄 매장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재를 받으면서 호주산 석탄은 더 귀한 몸이 됐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4일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호주산 유연탄(석탄)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베트남 역시 호주산 석탄 500만t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호주산 석탄 금수 조치 이후 발전용 석탄 부족, 전력 수요 증가, 탄소배출 규제 정책 등이 겹쳐 한때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

석탄뿐 아니라 철광석, 천연가스 등 대부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원 부국인 호주의 위상은 더 강해지고 있다. 호주 정부는 세계 광물 시장에서 중국의 패권에 맞서기 위해 5억 호주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희토류와 리튬을 생산해 동맹국에 지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앵거스 테일러 산업에너지저배출 장관은 “중국은 세계 핵심 광물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며 “이번 계획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올해 호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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