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샌프란시스코, 프랑크푸르트,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플라잉 택시가 도심을 날아다닌다. 평균 비행시간은 약 18분. 기장을 제외하고 최대 6명의 승객을 수송한다. 도심 사무실에서 공항으로 이동은 플라잉 택시가 상당 부분 담당한다.
#2035년. 여의도에 사는 김 과장은 아침에 10분 정도 걸어서 여의도 공원에 도착해 19인승 자율 비행 항공기를 타고 대전 공장으로 향한다. 비행 시간은 30분. 집에서 공장까지 총 이동 시간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비행기는 수소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은 제로다.
공상 소설같이 들리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시나리오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은 전기·전동화, 자율 주행, 5G 기반 커넥티비티 등 고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단거리(10~2000km)를 중심으로 항공 모빌리티 산업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2020년 이후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이 50개 이상이고, 같은 기간 이 분야에서 유치한 투자액은 70억 달러가 넘는다. 유럽 주요국은 단거리 항공 기체를 100% 탈탄소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래저래 항공 이동 수단의 탈탄소화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위의 가상 시나리오에서 보듯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은 이동 시간의 획기적인 단축을 가져온다. 미국을 예로 들면 인구의 40%가 대형 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된다. 반면 중소형 공항까지는 90%의 인구가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하다. 또한 중소형 공항은 탑승 수속이 간소하고 승객 밀집도가 낮아 이륙 15분 전까지도 탑승이 가능하다. 공항 이동과 탑승에 3시간가량 소요되던 것을 30~40분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기술은 수소연료전지 및 자율 비행 기술이다.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집도가 높아 보다 많은 사람을 태우고 보다 멀리 비행할 수 있다. 자율 비행 기술은 파일럿 비용 절감을 통한 소형 비행기의 경제성 제고와 파일럿 수급 문제 해결에 필수다.
물론 넘어야 할 장벽도 존재한다. 먼저 기술적으로 친환경 기체의 성능과 안전성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공항 내 인프라 확보, 늘어난 소형 항공기 운항을 위한 파일럿 수급, 자율 비행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 제거 등도 선행 과제다.
하지만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이런 난관을 뛰어넘어 소비자의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이동 가능 거리를 확장하는 한편 친환경·탈탄소화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한국 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전속력으로 달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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