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중동 지역 최초로 월드컵 유치권을 따낸 카타르가 내년까지 지출할 총비용은 최소 2000억달러(약 238조원)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냉방 축구장 신축, 항만·지하철·철도 등 교통망 확충, 숙박 시설과 단지 조성, 기타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돈이다. 특히 메인 스타디움이 들어설 계획 도시 루사일을 건설하는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카타르 국내총생산(GDP) 1464억달러의 최대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가 쓴 비용(116억달러)이나 2014년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이 쓴 비용(150억달러)에 비하면 거의 20배다. 스포츠 경제학자 앤드루 짐벌리스트는 “(국가적) 허영심이 반영된 ‘경제적 광기’”라며 “가장 낭비가 심하고 비생산적인 투자로 상을 줘야 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유라시아 스포츠센터 사이먼 채드윅 소장도 “이런 인프라가 일련의 하얀 코끼리가 될 것이란 종말론적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다. 하얀 코끼리는 유지비만 많이 들고 쓸모가 없는 시설을 뜻하는 용어다.
카타르는 유무형의 경제 효과로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타르월드컵 조직위 하산 알 타와디 사무총장은 올 초 “월드컵이 관광, 건설 분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약 200억달러의 경제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관광 수입, 중장기 경제 개발, 일자리 창출 등으로 카타르 GDP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GDP 증가분을 모두 월드컵 효과라 치고 카타르 조직위가 주장한 200억달러에 더해도 총 1000억달러 정도에 그친다.
주최 측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소프트파워 성장 효과도 엄청나다고 주장하지만, 이마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냉소적 반응이 적지 않다. 유치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건설 노동자 인권 문제가 여전히 서방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경기장 건설 등 인프라 구축 공사 중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가 6500명에 달한다.
그래서 주최국인 카타르가 아니라 이웃 국가인 UAE(아랍에미리트)의 유명 관광 도시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월드컵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커노믹스’의 저자 사이먼 쿠퍼는 “그들은 석유가 떨어지면 관광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무도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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