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기업 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재택근무자가 크게 늘었다. 일본 파솔종합연구소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엔 정규직 근로자의 13.2%만 재택근무를 했으나, 올해 8월에는 27.5%가 돼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일본 최대 통신 업체 NTT, 대형 IT 기업 후지쓰, 도요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은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근로자들 역시 위드 코로나에도 사무실 출근보다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취업 지원 사이트 하타라쿠티브가 22~59세 정규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가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는 트렌드에 맞춰 일본에선 재택근무자를 위한 새로운 공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본 건설업체 KI스타부동산은 지난 9월 집 마당에 설치할 수 있는 홈오피스 건물인 ‘하나레 젠’을 출시했다. 길이 1.8m, 폭 91㎝의 좁은 공간이지만 책상과 수납 공간, 조명, 콘센트 등 사무 공간에 필수적인 비품이 들어가 있고, 단열 성능도 갖췄다. 설치 비용은 55만9000엔(약 573만원)으로, 이틀이면 공사가 끝난다. 우치야마 지사 KI스타부동산 대변인은 영국 가디언에 “원래는 창고 공간으로 하나레를 만들었는데 팬데믹 이후 업무 공간으로 개발하자는 발상이 떠올랐다”며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찾기 어렵고, 가족들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해 고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분양 시에도 재택근무 공간을 따로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지바현 아파트 ‘루피아 코트 쓰다누마’는 수납 공간 벽에 접이식 테이블을 부착해 필요에 따라 수납 공간을 재택근무 공간으로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도쿄 주오구에 2024년 들어서는 2786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파크타워 가치도키 미드사우스’는 공용 시설에 약 330㎡(약 100평) 규모의 재택근무 공간을 마련한다.
자가용에서 일하는 ‘인 카 워크(in car work) 족’도 늘고 있다. 일본 오피스용품 업체 산와서플라이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 직영 판매점에 인 카 워크 전용 판매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핸들에 부착할 수 있는 노트북 테이블, 전원 인버터, LED조명, 스마트폰 고정용 홀더, 차량용 충전기 등을 판매한다. 산와서플라이는 “작업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업무 환경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자동차가 집이나 위성 오피스 등에 이어 새로운 재택근무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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