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로자 임금이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대란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임금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9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한 시간당 30.85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연속 4% 넘는 오름세다. 미국 경제 채널 CNBC는 “지난 6개월간 임금 상승률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6%”라며 “지난해 일시적인 급등세를 제외하면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7년 3월 이후 가장 빠른 상승세”라고 전했다. 일자리는 넘쳐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심각한 구인난 때문에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전문가들 예상치 50만명을 크게 밑돈 19만4000명에 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와 여러 경제학자들은 30년래 최고 수준의 물가 상승률에 대해 공급과 수요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에 이어 임금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백악관 수석 경제학자인 조지프 라보르냐는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위한 완벽한 조건이 갖춰졌다”며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재고를 채워 넣는 데 앞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기를 조율 중인 연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까지 물가 상승이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 때문이었다면, 9월 이후부터는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 압력에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도 임금이 상승할 여지가 많아 연준도 주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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