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범람하는 시대입니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맞물리며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흘러들었습니다. 넘쳐나는 돈 덕분에 뉴욕 증시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투자 시장도 한껏 과열돼 있습니다. 올 들어 5월까지 글로벌 M&A(인수 합병) 시장에서 성사된 거래액만 2조4000억 달러(약 2680조원)입니다. 점점 ‘그 이후’가 걱정되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 경영자의 크고 작은 의사 결정 하나가 기업의 존망을 가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올리비에 시보니 HEC파리 교수는 “기업과 같은 조직의 의사 결정은 한두 사람의 직관이나 고집이 아닌, 더욱 엄격하고 표준화된 프로세스(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경영자 역시 사람입니다. 확증 편향 같은 여러 인식 편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해 줄 조직 차원의 체계화된 의사 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세계적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경영 컨설턴트로 25년을 살았습니다. 덕분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글로벌 기업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기업들이 여전히 CEO(최고경영자)의 직관이나 ‘답정너’식 결정 같은 주먹구구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런 의사 결정 대부분이 성공보다 실패로 이어졌다”고 회고합니다.

시보니 교수는 CEO들이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오디세우스’를 닮기를 조언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항해 중에 배를 노래로 유혹해 좌초시키는 요정 사이렌을 만나자, 돛대에 자신을 묶고 “이 해역을 벗어나기 전까지 어떤 경우에도 나를 풀어주지 말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합니다. 스스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최악의 경우 자신을 막아줄 장치를 마련해 위기를 돌파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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