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금융회사 파인코 뱅크(Fineco Bank) 직원 마르코 모타델리(37)씨는 최근 두 달 가까이 크로아티아의 휴양지 셀체(Selce)에서 아드리아해(海)를 바라보며 일하고 있다. 공유 숙박 서비스로 예약한 콘도에서 노트북PC로 화상회의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회사 업무를 본다. 모타델리씨처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활용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근로자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 이후 재택·원격근무가 크게 확산하면서 디지털 노마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로, 세계 각국이 고소득 전문직인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지내기 가장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유럽의 온라인 주택 서비스 ‘네스트픽(Nestpick)’이 최근 전 세계 75개 도시를 대상으로 정부 정책과 거주 환경 등을 비교해 ‘디지털 노마드 친화 도시’ 순위를 매겼다. 상위권에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해 주는 도시들이 대거 포진했다. 프리랜서뿐 아니라 해외 직장인이 해당 국가에 특정 기간(보통 6개월~1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자로,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 소득이 있음을 증명하면 발급해 준다. 1~4위를 차지한 멜버른(호주), 두바이(UAE), 시드니(호주), 탈린(에스토니아) 등이 모두 이 비자를 발급해준다.
상위권 도시들은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률, 주거비, 인터넷 접근성, 환경오염, 치안 등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멜버른은 비자 외에도 치안·의료·날씨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10위 안에는 영국 런던(5위)과 글래스고(8위), 일본 도쿄(6위), 싱가포르(7위) 등이 포함됐다. 이 도시들은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지 않지만, 이미 일반 방문객 자격으로 입국해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도시 중에는 시카고(13위), LA(19위), 뉴욕(20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도쿄,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14위), 태국 치앙마이(34위), 인도네시아 발리(56위) 등 총 7개 도시만 선정됐다. 이 75개 도시 중 한국 도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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