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지난 4월 ‘비트코인은 에너지 문제가 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이 엄청난 전력을 소모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거세지자 이에 반박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보통 비트코인 채굴의 환경 영향을 설명할 때 국가 간 비교를 주로 사용합니다. 비트코인이 연간 소모하는 전력량이 아르헨티나나 네덜란드 전체와 비슷하다는 식이죠.
코인데스크는 이 같은 비교가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비트코인은 국가가 아니므로 국가 간 비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죠. 대신 비트코인 채굴을 많이 하는 국가 내의 다른 산업들이 소모하는 전력량과 비교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비트코인 채굴이 소모하는 전력량은 전체의 0.23%에 불과하고, 이는 건설(2.2%)이나 상업용 냉각(2.7%), 상업용 조명(3.0%) 등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언뜻 그럴 듯해 보이지만, 얼토당토않은 논리입니다. 비교 대상이 된 다른 산업들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신 비트코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효용을 만들어 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아직까지는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기능 외엔 특별한 효용이 없습니다. 그나마도 최근 들어 하루에 수천 달러씩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습니다.
가상 화폐 시장이 급격하게 부풀었다가 사그라든 2018년과 지금이 다른 가장 큰 이유로 흔히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꼽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의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강조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가상 화폐 시장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JP모건이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의 가치가 ‘0(제로)’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이 과장된 경고로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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