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 속 디지털 공간, 이른바 ‘메타버스(meta-verse)’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메타버스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생겼다. 투자 플랫폼 ‘리퍼블릭(Republic)’이 최근 내놓은 디지털 부동산 펀드 ‘리퍼블릭 렘(realm·영토)’이 그 주인공이다.
이 펀드는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더 샌드박스(The Sandbox), 크립토복셀(Cryptovoxels), 솜니움 스페이스(Somnium Space) 등 여러 메타버스 속 가상 공간을 대상으로 한다. 펀드 자금으로 이 공간들에 호텔, 상점 등을 지어 자산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바·카지노 등을 개발하겠다며 유명 호텔 체인들과 협의도 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동산의 ‘투자-개발-수익 창출’ 모델이 게임 속 디지털 가상 세계에 적용된 것이다. 펀드는 초청장을 받은 99명만 가입할 수 있고, 투자 금액은 1인당 최소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다.
메타버스 공간을 놓고 개인끼리 거래 한 적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투자 상품까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가상 세계 속 부동산 열풍이 뜨겁다. 크립토복셀의 경우 올해 거래된 가상 토지의 평균 가격이 3895달러(434만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약 5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라는 가상 게임에선 8필지의 공간이 150만달러(16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 메타버스 게임 전문가는 블룸버그에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이미 다 거래가 됐다”고 밝혔다.
게임 이용자들이 메타버스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전시나 공연, 쇼핑, 친목 등 점점 더 많은 경제 활동이 메타버스에서 이뤄지면서 디지털 부동산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리퍼블릭 펀드가 쓸 만한 디지털 토지를 판별하는 원칙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자체 평가 모델을 사용해 입지와 개발 기회, 상대적 가치 등을 따져본다. 펀드 측이 투자자들에게 하는 조언도 현실과 똑같다. “게임 속 공간의 가격 이력과 유동 인구, 게임별 건축 제한(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제한)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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