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 투자해 돈을 버는 ‘돼지고기 ETF(상장지수펀드)’가 등장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다. 지난 5일 펑화(鵬華)펀드라는 펀드운용업체가 중국 선전 증시에 ‘CSI 가축 사육 ETF’를 상장했다. 돼지고기 산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ETF다.
이 ETF에는 다양한 돼지고기 관련 기업들의 주식이 모여 있다. 돼지고기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구성이다. 중국 간판 돈육업체 무위안식품과 원스식품, 사료전문기업 광둥 하이드그룹과 뉴호프류허, 동물용 의약품 생산업체 금우바이오 등이 포함됐다. ETF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위안푸드의 주가는 작년 한 해 47.7% 올랐다. 둘째로 비중이 높은 광둥 하이드그룹의 경우 같은 기간 주가가 36위안에서 65.5위안으로 82%나 뛰었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과 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대국’이다. 관련 시장 규모만 약 2조위안(약 349조원)이다. 2019년 중국에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산업이 주목받았다. 돼지를 대거 살처분하는 바람에 돼지고기 가격이 두 배 넘게 뛰었고, 이로 인해 양돈업체와 사료업체 등 관련 산업 주가가 급등했다.
돼지고기 산업이 큰 호황을 누리자, 올해 초 다롄(大連)상품거래소에선 살아있는 돼지 선물 거래도 시작됐다. 그러나 선물 계약 단위가 16톤(약 130마리)에 달해 일반 투자자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졌다. 펑화펀드가 이를 파고들어 일반 투자자를 위한 ETF를 내놓은 것이다.
펑화펀드에 이어 궈타이(国泰)펀드도 같은 상품을 지난 8일 선전 증시에 상장했고, 핑안(平安)펀드 역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 CPI(소비자물가지수)의 10~15%를 차지할 만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ETF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 ASF가 재발할 경우 단기적으로 ETF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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