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암호 화폐 채굴 기업이다. 미국 최대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3월 상장 소식 <2월 19일 자 C2면>에 이어, 암호 화폐 채굴 기업인 ‘사이퍼마이닝(Cipher Mining)’이 미국에서 스팩(SPAC)을 통한 우회 상장에 나선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해 존재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먼저 상장한 뒤, 정해둔 기한(보통 2~3년) 안에 비상장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한다.
사이퍼마이닝은 ‘굿웍스애퀴지션(GWAC)’이라는 스팩과 합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기업의 가치는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로 평가됐다. 지난 5일 합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나스닥에서 공모가(10달러) 언저리를 맴돌던 GWAC 주가는 11.2% 상승했고, 11일에는 12.35달러까지 올랐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 제조업체인 네덜란드 ‘비트퓨리 그룹(Bitfury Group)’의 미국 내 자회사다. 비트퓨리 그룹은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와 블록 체인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11년 설립 이후 (누적 전력 사용량) 500메가와트(MW)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동원해 6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16일 기준 약 38조원어치)을 채굴했다”고 주장했다.
사이퍼 마이닝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채굴 장비 구입 등에 투자해 채굴 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미국 경제 정보 업체 비즈니스와이어는 “사이퍼마이닝이 (상장 후) 미국 최대 규모의 암호 화폐 채굴 업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메가와트 단위의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소모하는 채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투자라며 최근의 ESG(환경·사회·기업 거버넌스) 투자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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