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업무는 43배, 온라인 소비 27배, 디지털화 25배. 신종 코로나 이후 기업들에 닥친 변화의 정도를 맥킨지가 분석해 본 결과다. 변화의 속도나 규모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양극화’다.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는 상위 20%의 기업이 경제적 이익의 95%를 가져가는 형태로 승자독식의 비즈니스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 잘 대응하는 기업의 성공 공식은 뭘까. 산업별로 ‘세계 최상위’로 꼽히는 기업들을 살펴보니 ‘기업의 정체성(Who we are)’, ‘운영 방식(How we operate)’, ‘성장 모델(How we grow)’의 측면에서 9가지 공통적 특징을 보인다는 게 맥킨지의 결론이다.
◇기업의 정체성
최상위 기업들은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이 있고, 이 목적에 기반한 ‘우선순위’가 있으며, 여기서 나온 ‘고유한 조직 문화’ 3가지를 갖고 있다. 이에 맞춰 최고의 인재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며, 최상의 고객 경험을 창출하려 노력한다. 애플은 고객이 제품 포장을 열어 볼 때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도록 제품 포장을 기획·설계하는 ‘박스 오픈 전담팀’이 있다. 아마존은 의사결정 시 회의실에 고객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빈 의자를 가져다 놓는다. 제프 베조스 CEO(최고경영자)는 고객불만에 대해 직접 담당 부서에 공지를 보낸다. CEO는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가 표어나 명함에 박힌 채 잊히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운영 모델
빠른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들은 ‘속도’에 집착한다. 이는 ‘과감한 수평 조직 구조’, ‘빠른 의사결정 속도’, ‘인재에 대한 집중’이라는 3가지 특징으로 연결된다. 중국 가전기업 하이얼은 ‘마이크로 엔터프라이즈’로 불리는 수많은 소규모 팀들이 정보와 인력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해 목표를 달성한다. 알리바바는 의사결정 대부분을 담당 팀에서 내린다. 단순한 의사결정은 팀 중심 구조로 이전하고, 불필요한 보고 단계를 과감히 축소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
경영진의 역할은 전사적 전략 수립과 자원 및 우수 인재를 배분하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맥킨지가 조사해 보니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 조직 내 자리(역할)는 25~50개 정도였다. 리더들은 이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고위 임원들은 팀별 ‘스타 인재’의 유치와 보유를 최우선 순위 과제로 삼고 있다.
◇성장 방식
테슬라는 2014년 자사의 특허를 다른 기업들이 활용하도록 공개했다. 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할 파트너 없이는 성장기반을 다질 수 없음을 알았던 것이다. 미래에 대응하는 기업들은 산업 생태계 중심의 성장을 택한다. 존슨앤존슨도 과학 및 의학 자원을 유망한 스타트업에 제공하며 디지털 창업가들과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를 성과 파악이나 보고용이 아닌 사업 운영에 십분 활용하고, 디지털 역량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 또한 미래 변화지향적 기업들의 특징이다. 구글은 직원 시간의 20%를 아이디어에 할애하도록 장려하는 ’20% 시간’ 정책으로 지메일(Gmail)과 구글 지도 등 새 사업 모델을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