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의 끊임없는 위협에도 새해는 밝았고, 취업 시즌도 어김없이 개막했다. 작년엔 실물 경기 침체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몇 차례나 취업 시계가 멈췄지만, ‘코로나 2년차’인 올해는 다르다. 1년간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생존법을 찾은 기업들은 올해 각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채용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말 그대로 채용 시장에도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 확립되는 해가 될지 모른다. Mint가 2021년 채용과 취업의 ‘빅 트렌드’ 5개를 정리해봤다.
①수시 채용이 대세
기업들의 수시 채용 선호 분위기가 더욱 짙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계기로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인재 관리가 가능한 수시 채용이 정기 공채를 밀어내는 것이다. 취업 정보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해 12월 705개 기업에 ’2021년 대졸 신입 채용 방식'을 물은 결과 49.9%가 ‘수시 채용’이라고 답했다. 2019년 하반기(30.7%)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대로 ‘정기 공채’라고 답한 비율은 49.6%(2019 하반기)에서 30.1%(2021 상반기)로 급감했다.
대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SK그룹은 올해 50% 정도를 수시 채용으로 뽑고 내년에 정기 공채를 폐지하기로 해 현대차그룹(2019년), LG그룹(2020년)에 이어 수시 채용 대열에 합류했다. 4대 그룹 중 정기 공채를 하는 건 삼성그룹뿐이다. 수시 채용을 하는 기업들은 스펙보다 직무 적합성을 우선시한다. 업무와 관련된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김용환 대표는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해 경험을 쌓아 원하는 대기업을 노리는 방식이 각광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②인턴 제도의 귀환
같은 이유로 인턴 채용 제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인재의 사전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취업 정보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386개 기업 중 인턴 제도를 도입해 채용한 기업은 54.9%로, 2019년(47.2%)보다 7.7%포인트 늘었다. 올해 그 비중은 더 커질 거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정부도 예년 1만6000명 수준이었던 청년 인턴(체험형 인턴)을 올해 2만2000명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수시 채용에 나선 LG와 KT도 채용 연계형 인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채용 전문가 윤영돈 윤코치연구소장은 “인턴 제도는 한때 비정규직 양산의 주범으로 찍혀 기업들이 기피했지만, 최근 직무 경험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분위기 속에 주류로 복귀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③AI 면접·역량검사 확산
랜선을 통한 비대면 면접과 채용이 뉴 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AI(인공지능)를 이용한 AI 면접과 AI 역량 검사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AI 역량 검사 개발 업체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AI 역량 검사 도입 기업은 450개로, 1년 만에 50% 증가했다.
테스트 방식은 다양하다. AI 시스템으로 지원 서류의 표절 여부, 오탈자 등을 체크하는 ‘서류 검사형’, AI에 말하는 내용·방식을 평가하는 ‘대화형’, AI와 대화 시 표정이나 심장 박동 등을 확인하는 ‘생체 반응형’ 등이 있다. AI 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모의 면접을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최근 모의 면접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업체도 늘었다. 숙명여대, 아주대 등 대학 취업센터에선 AI 면접 대비 훈련을 하기도 한다.
④스타트업, 대기업과 ‘구인 경쟁'
스타트업 업계에선 어느 때보다 뜨거운 구인(求人) 전쟁이 예상된다. 수시 채용의 확산으로 ‘뛰어난 경력자’가 스타트업과 일반 기업의 공통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채용 중개 스타트업 ‘원티드랩’ 이복기 대표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의 인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유망 스타트업이 늘면서 ‘기존 연봉 1.5배 이상’ 같은 당근으로 대기업 직원을 낚아채는 일도 드물지 않게 됐다.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과정을 ‘패스트트랙'처럼 운영하는 경우도 늘 것으로 보인다. 원티드랩이 자사 등록 1만개 기업의 채용 기간을 분석한 결과, 스타트업의 채용 기간은 2019년 34일에서 2020년 30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종업원 1000명 이상)은 52일에서 55일로 더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최근엔 서류 지원부터 면접 일정을 잡기까지 단 3일에 해결하는 스타트업도 나타났다고 한다.
⑤공공기관 채용, 상반기부터 노려라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 사태로 공공기관과 공기업 채용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채용 일정이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돼 시간을 날린 취업준비생들이 속출했다. 이에 대해 보상이라도 하듯, 정부가 올해 초부터 ‘몰아치기 채용'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총 2만6500여명의 올해 공공기관 채용 중 45%가 상반기에 이뤄진다. 지난해 상반기(3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방역과 채용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란 말이 나온다. 취업 정보 사이트에서 “채용 대행업체에 공공기관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