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은 물속에서 항상 깨끗하다. 미끌거리는 표면 탓에 오염 물질이 묻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가 이 미끈거림을 이용한 세제와 표면 보호제 개발에 나섰다.
유니레버는 올 초 생명공학 기업인 이노바 파트너십스와 합작사 ‘펜러스 바이오’를 설립하고, 해조류에서 나오는 ‘락탐’(Lactam)이란 유기물질을 활용해 자체 세정(self-cleaning) 기술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세균(박테리아)은 세포 분열을 통해 증식하며 물체의 표면에 얇은 생체막을 만든다. 일종의 세균 덩어리로, 여기서 지속적으로 세균이 분비된다. 사람 간 세균 감염의 80% 이상이 이런 생체막에 접촉함으로써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로 해조류의 락탐이 이런 세균 생체막이 생기는 것을 막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유니레버의 생명공학 연구 책임자 닐 패리 박사는 “해조류는 락탐을 이용해 세균이 대량 밀집 서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자체 방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이 원리를 청소용품이나 세제류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살균(殺菌)이 목적인 항생제나 항균 필름과 달리, 증식 자체를 막기 때문에 내성을 가진 세균 증식도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물체 표면을 오랫동안 깨끗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유니레버는 “오염된 물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락탐 관련 기술 개발에 800만파운드(약 120억원)를 투자했다. 세탁기나 욕조 내부에 곰팡이가 자라는 걸 막는 세제부터, 오염을 예방하는 지폐까지 다양한 용도로 락탐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너선 헤이그 유니레버 부사장은 “가정용 청소용품뿐만 아니라 의료용 도구부터 대형 선박 하단까지 다양한 산업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