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4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2010년 5월 약 4.6원이었던 것에서 10여년 만에 900만배가량 값이 올랐습니다. 앞으로 수억원까지 값이 오를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2017년 12월 2000만원에서 2018년 12월엔 300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매우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도 가격 거품이 심하고 결국 값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비트코인은 왜 이렇게 가격 변동이 심하고 향후 전망도 극과 극일까요. 먼저 비트코인의 성격을 알아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물건과 교환할 수 있는 중간 매개체로 쓰여 화폐로 간주하기 쉽지만, 사실은 교환이 쉬운 ‘자산’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 일일변동률

이는 화폐처럼 경제 성장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하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비트코인은 생성(채굴) 속도가 매우 느리고, 최대 규모가 2100만개로 정해져 있죠. 현재 약 90%인 1860만개가 채굴된 상태로,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용량은 10%에 불과합니다. 공급량이 거의 고정된 셈입니다.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면 비로소 실마리가 보입니다. 대체로 자산 가격은 변동성이 심한 편이거든요. 게다가 비트코인은 다른 자산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공급은 거의 고정되어 있는데 수요가 불안정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더 부추깁니다.

수요 측면은 수요를 높이는(보유 증대) 요인과 줄이는(보유 기피) 요인이 둘 다 있어서, 상황에 따라 어느 한 쪽 요인이 우세해지면 수요가 출렁이게 됩니다.

보유 증대 요인으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라 안전하다는 점, 전 세계 누구에게나 익명으로 간편하게 이전할 수 있다는 점, 실물 없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보유 회피 요인으로는 금이나 부동산처럼 그 자체의 가치가 없다는 점, 거래 체결에 시간이 오래 걸려 소규모 대량 거래에 부적합하다는 점, 유사·대체 암호 화폐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됩니다.

익명의 자금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돈세탁이나 불법자금 수수, 외환 규제 회피와 상속·증여세 포탈에 악용됨으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통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네요.

비트코인의 가치는 앞으로도 경제·기술·사회제도 등과 관련한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진단하기 어렵고, 계속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트코인이 과거 네덜란드 튤립 구근(球根) 가격처럼 한순간의 꿈으로 사라질지, 계속 금이나 다이아몬드처럼 귀중한 자산으로 계속 남아 있을지 예단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