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뉴욕 등 48주(州) 검찰이 지난 9일(현지 시각) 페이스북 상대로 반(反)독점 소송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핵심은 페이스북이 2012년과 2014년 각각 인수한 인스타그램(소셜미디어)과 와츠앱(모바일 메신저)을 다시 분할해달라는 것이다. 미 정부는 무엇을 근거로 이제 와 페이스북을 다시 쪼개려는 걸까? 미 정부와 페이스북이 발표한 성명, 전문지 와이어드 등의 분석을 종합해 3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
①FTC 논리 “페이스북은 불온한 목적으로 다른 회사를 샀다”
FTC와 주 검찰은 페이스북이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와 정당하게 경쟁하는 대신 아예 사들이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 시장을 부당하게 독점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FTC는 과거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와츠앱 인수를 허가한 당사자였는데, 입장을 6년 만에 바꿨다. 공소장 상당 부분을 할애해, 수사를 통해 확보한 페이스북 내부자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들엔 페이스북의 인수 목적이 애초에 불온했다는 사실, 즉 경쟁자를 없애버리겠다는 의도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2008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경쟁 업체 대응법을 논의하던 중 이메일에 ‘경쟁하느니 (경쟁 업체를) 사버리는 게 낫다'고 쓴 게 대표적이다. 다른 직원도 다수가 인스타그램과 와츠앱을 ‘페이스북의 위협 요소'라고 묘사했다. 와츠앱을 ‘페이스북의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②검찰 논리 “페이스북의 독점, 개인 정보 보호 약화 초래”
빅테크의 독점을 주장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소비자가 입은 피해’를 증명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라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뒤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무료다. 소비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주 검찰 연합은 이번 소송에서 경쟁 업체가 사라진 데 따른 개인 정보보호 기능의 약화를 소비자가 입은 피해 중 하나로 지목했다. 과거에는 페이스북이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개인 정보 보호에도 노력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소장엔 실제 사례도 제시된다. 페이스북이 2011년 경쟁자 구글플러스를 의식해 회원 개인 정보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린 것 등이다. 독점적 지위에 오른 뒤엔 달라졌다. 주 검찰 연합은 페이스북이 몸집을 불린 후 이용자의 상세 결제 정보를 수집하기 전 동의를 얻는 절차를 없애고, 광고주에게 회원 데이터를 넘기기 전 익명화한다는 조항을 수정하는 등 개인 정보 보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업체 간 경쟁이 사라지면서, 결국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보호 기능도 후퇴했다는 주장이다.
③페이스북 “독점이라니, 빅테크 경쟁자와 치열한 경쟁 중”
미국에선 이론상 반독점법을 적용해 기업을 쪼갤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페이스북이 쪼개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다. 페이스북 주가는 9일 검찰 등의 발표 이후 3%가량 하락했지만 폭락은 없었다. 1984년 AT&T 이후 실제 기업이 반독점법 때문에 분할된 사례가 없는 데다, 독점 여부를 밝히고 실제 조치를 취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 때문이다. 일각에선 페이스북 주가가 반독점 규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최근 증시 활황 속에서도 답보 상태에 빠진 만큼, 회사 분할이 주주에겐 꼭 나쁜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단 주장도 나온다. 이참에 미래의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규제 부담을 제거하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일단 ‘맞짱’을 뜨는 수준(파이낸셜타임스)으로 반발하고 있다. 애플·구글·트위터·스냅·아마존·틱톡·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인 테크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고, FTC가 검토 끝에 독점 요소가 없다고 허용한 인수를 몇 년 만에 철회하는 건 유례도 근거도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과 와츠앱의 이용자 증가는 페이스북이 인수 후 노력한 결과라는 점도 강조한다. 페이스북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크탱크 경쟁 기업 연구원 부소장인 제시카 멜러긴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지적했다. ’검찰 연합 소송을 주도한 뉴욕 법무부 장관조차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 고소 사실을 알렸다. 페이스북 때문에 경쟁이 사라진다고 하기엔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