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었습니다. 지난 1월 시총 1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열 달 만에 5배로 불어난 겁니다. 최근 테슬라 주가 급등세는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편입’이라는 호재가 이끌고 있습니다. S&P글로벌은 지난 16일 테슬라가 다음 달 21일 S&P500지수에 편입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후 9일간 주가가 40%나 올랐죠. S&P500에 들어간다고 전기차가 더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닐 텐데 주가는 왜 이렇게 뛰는 걸까요. Mint가 일곱 문답으로 풀었습니다.

/연합뉴스

◇Q1. S&P500은 무엇인가요.

“S&P500은 미국의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회사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잘나가는 500대 기업을 뽑아 만든 주가 지수입니다.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대형주 약 500개가 포함돼 있어 미국 경제 흐름을 잘 나타내기 때문에 벤치마크(투자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 지수)로 가장 많이 인용됩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아내에게 쓴 유언장에 ‘현금의 90%를 S&P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썼다고 합니다. 그만큼 S&P500의 수익률이 다른 지수 대비 안정적이라는 뜻입니다.”

◇Q2. 테슬라 같은 큰 기업이 왜 이제야 S&P500에 편입됐나요?

“S&P500에 들어가려면 여러 조건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82억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야 합니다. 8명으로 구성된 S&P지수위원회가 매 분기 회의를 열어 편입 대상을 결정하죠. 테슬라는 시가총액 기준은 넘어선 지 오래지만, 4개 분기 연속 흑자는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달성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9월엔 수익의 대부분을 탄소배출권 판매에 의존한다는 등의 이유로 편입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고, 전기차 출하량도 자체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이번엔 S&P500 편입에 성공했습니다.”

◇Q3. S&P500에 들어간다고 회사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주가는 왜 오르나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패시브펀드(passive fund·수동적 펀드)’ 때문입니다. 펀드 매니저가 특정 주식을 골라 담는 게 아니라, S&P500이나 코스피 등 특정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기계적으로 사들여 담는 펀드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많이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입니다. S&P500 ETF의 기본 형태는 이렇습니다. S&P500 종목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그대로 사들여 담습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1등인 애플이 전체 지수의 6.5%이고, 펀드 규모가 1000억달러라면 애플을 65억달러 담습니다. 나머지 종목도 마찬가지고요. 테슬라가 S&P500에 편입되면 시총 순위는 10위 안팎,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가 됩니다. 모든 S&P500 ETF는 펀드의 1%에 달하는 규모만큼, 무조건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한다는 뜻입니다.”

◇Q4. 패시브펀드, 그중에 S&P500을 담는 펀드는 규모가 얼마나 되나요?

“S&P500을 좇는 글로벌 패시브펀드는 4조5900억달러(5081조1300억원) 규모입니다. 독일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데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비용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패시브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수 내 편입 비중을 1% 정도로 추정할 때 패시브펀드에서만 테슬라 주식을 510억달러어치 사야 한다고 합니다. 테슬라 시총의 10% 정도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물량을 기관이 사려고 나서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워낙 사야 하는 규모가 크다 보니 S&P글로벌은 테슬라를 S&P500에 두 차례로 나눠 편입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라네요. 예컨대 정식편입일(12월 21일) 일주일 전인 14일에 50%, 21일에 50%씩 편입한다는 겁니다. 이처럼 S&P500 편입은 그 자체로 ‘자동 매입’을 하게 하는 큰 호재입니다. 그렇다 보니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까지 몰리면서 최근 테슬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겁니다.”

◇Q5. S&P500 ETF 외에, 다른 요인은 없나요?

“S&P500을 연구해 투자하는 펀드는 또 있습니다. S&P500을 벤치마크로 삼는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담는 펀드)는 6조7000억달러(약 7416조9000억원) 규모입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189개의 대형주 액티브펀드 가운데 157개가 4분기 초에 테슬라 주식을 전혀 들고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패시브펀드처럼 무조건 테슬라를 비중대로 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사둬야 합니다. S&P500에 테슬라가 들어오면 테슬라의 주가 등락이 S&P500 지수에 곧장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펀드 포트폴리오에 테슬라가 없다면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을 때 펀드의 투자 성과가 벤치마크 대비 떨어지겠죠. 그래서 펀드매니저들이 S&P500 편입 발표 후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 계산에 따르면 이들의 테슬라 주식에 대한 수요만 80억달러(약 8조86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Q6. 테슬라 주가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요?

“S&P500에 편입되면 기관이 테슬라 주식을 반드시 들고 있어야 하는 비중이 커집니다. 말하자면 장기 투자자가 늘어나는 셈이어서, 주가 변동성이 줄어들 겁니다. 역사적으로 S&P500에 편입되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페이스북은 편입 후 3개월간 주가가 16% 올랐고, 넷플릭스도 같은 기간 37% 상승했습니다. 다만 펀드 매수세를 예상하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결국 편입 이후 주가 흐름은 실적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최근 미국 웨드부시 증권사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의 테슬라 목표주가를 1000달러(27일 현재 주가는 585.76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될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힘입어 테슬라의 생산량이 2023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Q7. 테슬라 외에 S&P500에 이번에 편입 결정된 종목이 있나요? 또 테슬라가 들어가면서 빠지게 된 종목은요?

“아직까지는 테슬라만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식 편입일이 다가오면 추가로 다른 회사들도 편입 가능성이 있습니다. 편입 혹은 퇴출 여부는 보통 정기 편입일 2주일 전에 나오는데요. 테슬라는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일찍 발표한 겁니다. S&P글로벌은 테슬라 편입 결정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테슬라 대신 퇴출될 회사에 대해선 추후 발표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보통 시가총액이 가장 낮거나 성장성, 신용도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퇴출됩니다.”

도움말=오민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매니저,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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