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과 미국이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습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9%인데 미국은 무려 33.1%라고 합니다. 2분기를 보면 한국은 마이너스 3.2%, 미국은 마이너스 31.4%였습니다. 아무리 코로나라지만, 미국의 경제성장률 그래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발표수치만 가지고 3분기에 미국이 한국보다 10배 이상 빨리 성장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GDP 통계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한국은 전 분기에 비해 GDP가 얼마나 줄거나 늘었는지를 단순 발표하는 데 비해, 미국은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율(年率)’로 다시 계산해 발표합니다. 연율을 계산하는 방법이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년 동안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이를 복리 방식으로 계산한 겁니다. 대략 4배 정도 수치가 크게 나타나지요. ‘연율’을 빼고 단순히 전분기 대비로 하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7.4%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왜 연율화 수치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분기별 경제성장률(GDP 증감률)을 산출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그리고 전기 대비 연율입니다. 전년 동기 비율은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는 방식인데요, 2005년까지 한국이 공식적으로 사용한 방식(지금은 보조 지표로 활용)입니다. 이 방식은 같은 계절을 비교하는 것이어서, 계절로 인해 나타나는 변동성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용이합니다. 하지만 1년 동안 일어난 이런저런 일이 반영된 것이어서 최근의 변화를 순발력 있게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 분기 대비 방식은 반대인데요, 최근 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합니다. 정책 대응을 좀 더 신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한국은행은 2006년부터 전년 동기 비율 대신 전기 비율로 분기 GDP 통계를 공표하고 있으며,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나라 대부분이 이 방식을 이용 중입니다.
‘전 분기 대비 연율'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 몇몇 국가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연율의 가장 큰 장점은 연간 성장률과 비교하기가 편하다는 것입니다. 또 경제 규모가 커지면 성장률이 그리 크게 움직이지 않는데요, 이 경우 전 분기 성장률만 발표하면 경제 활력이 너무 떨어져 보인다는 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미국의 경제 상황 변동이 일시적으로 한국보다 매우 크게 나타나고는 있는데 이는 다소 예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GDP 통계는 미국과 한국의 ‘계산 방식’이 다른 경우이지만, 어떤 통계는 포함 항목이나 분류 기준 등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국이 작성하는 대표적 통화량 지표 ‘M2’를 보면 비은행(보험사 등) 예수금이나, ‘만기 2년 이상 예금’ 등은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 등 나라별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다릅니다. 또 소비자 물가를 집계할 때 넣는 항목도 국가마다 제각각이고요. 따라서 다른 나라의 통계와 비교할 때는 그 통계의 산출 배경과 과정 등을 먼저 면밀히 검토해야 올바른 비교가 될 수 있습니다. IMF·OECD 등 국제기구에선 이러한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기준이 제각각이다 보니 쉽지는 않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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