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확산하면서, 이를 위한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한국어론 보통 ‘싸스’라 발음)’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그동안 ‘진공 상태’였던 한국 SaaS시장에 카카오가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달 16일 메신저·업무관리·결재 등 기능을 담은 ‘카카오워크’를 출시한 것이다. 50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과 비슷한 UI(사용자 경험)가 강점이다. 카카오워크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이석영 부사장을 Mint가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 협업 툴 시장은 글로벌 협업 툴의 침투율 자체가 아직 작아서, 성장의 기회가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카카오워크는 주 52시간 근로제 등 국내 기업 상황에 적합한 기능들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출시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성과가 궁금하다.
“지난달 16일 출시 이후 한 달만에 ‘워크스페이스(동료들과 업무를 보는 공간)’ 개설 수 5만5000개를 돌파했다 카카오워크를 사용하는 기업·단체·조직 등이 5만 곳이 넘는다는 의미다(지난 26일 6만개를 넘겼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 UI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함, 친숙함’에 있어 독보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다. 별도의 교육없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이용 가능하고 전자결재·근태관리·화상회의·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등 업무에 필요한 기본 기능이 탑재돼 유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카톡처럼 일일이 친구를 추가하는 대신 조직도를 통해 동료를 찾아 대화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 업무툴 시장은 슬랙, 노션, 먼데이닷컴 등 외산 업체들도 뛰어들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워크가 외산 서비스에 비해 갖는 장점이 무엇인가?
“외산 업무 툴은 애초부터 기업에 새로운 업무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조직 내에서는 직원들을 교육하는 동시에 업무 방식의 변화를 겪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반면 카카오워크는 주 52시간 근로제 등 국내 기업 상황에 적합한 기능들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업무 환경을 잘 알고 서비스 개발을 한 국내 협업 툴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를 보자. 조직도가 중요하고 결재 문화가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워크는 우리나라 기업조직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되는 조직도나 전자결재, 근태관리가 기본적으로 연동이 되어있다는 것이 외산 툴과 차별점이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의 메신저 노하우와 AI, 검색 기술력을 결합한 서비스이다. 이용자가 새로운 협업 플랫폼을 학습하고 적응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해주는 것이다. 새로운 업무 툴 도입 때문에 별도의 수고와 변화를 겪어야 한다면, 일을 위한 일이 되는 상황이지 않느냐. 그래서 카카오워크에서는 카톡 사용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친구 즐겨찾기 지정, 대화방 고정, 채팅방 내 멘션, 말풍선 답장·전달·공지 등의 기능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또, 개인이 기존에 카카오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을 카카오워크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강점이다. 반면 다른점도 있다. 조직도·근태관리 등 업무특화 기능과 업무용 AI 등은 각 기업의 업종과 상황에 맞게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
-카카오톡의 숫자, 즉 읽었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넘어 카카오워크에는 아예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을 구분해 보여준다. ‘잔인하다’는 평이 나오는데.
“처음에 이 부분에 대해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채팅’이라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특성 상 불편함 보다는 빠르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메일 수신확인처럼 업무용 연락은 관리자만의 특화 기능이 아닌, 수신여부 확인이 필요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능이다. 특히 급한 업무 공유할 시 담당자가 읽었는지 빠르게 확인이 가능해 유용하게 쓰인다.”
-올해 목표와 중장기적 목표가 궁금하다.
"올해는 카카오워크가 시장에 무사히 안착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우선 유료버전 공개 전까지 지속적으로 업무에 적합한 기능들을 추가하는 한편,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플랜도 선보일 것이다.
모바일 화상회의, 구글 애플리케이션, 메시지 삭제 등 업무상 필요 기능에 대한 이용자 니즈를 파악해 추가 탑재 예정이며 고객사의 조직 문화나 업무 방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
사실 국내 협업툴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업무 툴의 국내 시장 침투율 자체가 아직 작아서, 성장의 기회가 무궁무진한 분야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카카오워크가 국내 협업툴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기술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되길 바라고 있다. 추후에는 카카오워크 안에서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해 운영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벤처·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카카오워크 안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