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인텔리전스 앤드 스페이스의 로이 아제베도 CEO.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및 업체와의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지난 4월 미국의 대규모 항공기 부품·자재 생산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 그룹과 대형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이 합병을 공식 발표해 세계 방산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UTC는 미 록히드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 엔진 등을 납품해왔고, 레이시온은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등의 생산업체로 유명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돼 탄생한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는 미 보잉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항공 방산업체로 등극했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의 종업원은 19만5000명, 엔지니어는 6만명, 매출액은 740억 달러에 달한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는 산하에 항공전자 장비 등을 생산하는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각종 엔진을 생산하는 프랫 앤드 휘트니, 첨단 센서 등을 생산하는 레이시온 인텔리전스 앤드 스페이스(Intelligence & Space),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레이시언 미사일 앤드 디펜스(Missile & Defense) 등 4개 대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기업중 레이시온 인텔리전스 앤드 스페이스를 이끌고 있는 로이 아제베도(Roy Azevedo) 사장을 최근 서면 인터뷰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합병 결과와 사업 철학, 회사 제품의 특징 등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1989년 이후 31년 동안 레이시온에 몸담아온 그는 3만5700명의 직원과 1만6500명의 엔지니어를 이끌고 있다. 레이시온 인텔리전스 앤드 스페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억 달러였다.


◇"합병으로 직원 19만5000명, 매출액 740억 달러로 성장해 시너지 효과"


-레이시온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가 지난 4월 합병했는데 시너지 효과는 어떠한가? 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됐는가?

“30여년 전 레이시온사에 입사한 이래 많은 변화를 접했지만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와의 합병이 가장 중요한 변화였다. 양사의 합병으로 우리는 한층 강해졌는데,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합병의 결과로 우리의 국제적 존재가 크게 확대됐다. 사업을 진행하는 국가가 80여개국에서 100개여국 이상으로 증가했다. 직원 7만 명에 250억 달러 규모였던 회사가 직원 19만5000명에 7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업 및 방위사업 분야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원과 투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가 합병해 함께 일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으며 회사 전체에 걸쳐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가 합병으로 더 강력해진 또다른 이유는 이전보다 더 균형이 잘 잡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간(상업) 분야 사업이 부진할 때는 방위 사업 분야의 약진으로 보강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는 각종 정찰감시 통신 위성 등 우주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사업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레이시온사의 임무는 우리의 고객이 어떠한 영역, 어떠한 도전에도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레이시온은 고객이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내 임무는 그들이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수년간 이 분야에 종사하며 느낀 바는, 리더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길을 터주고 방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또 한가지 느낀 점은 약속의 이행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약속의 이행과 가치의 실천은 우리 기업 활동의 근간을 이룬다. 우리가 하는 일의 결과 못지 않게 그 과정과 방법도 중요하다고 굳게 믿는다. 그래서 우리 팀도, 또 나 자신도 매일 우리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서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이해, 정보 수집에 그치지 않고 분석"


-경쟁사에 비해 어떤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나

"우리의 인력이 가장 큰 경쟁우위다. 탁월하고 헌신적인 팀 외에도 여러 강점이 있지만, 그 첫째 강점으로 의사결정 우위 제공을 꼽을 수 있다. 방산 업계에는 정보 감시 정찰 (ISR) 시스템을 개발하는 유수의 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레이시온은 다르다. 우리는 단지 센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센서를 이해한다. 즉, 여러 연결고리와 데이터를 연결해 고객들이 그 정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정보 수집에 그치지 않고, 이를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레이시온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첨단 통신 네트워크에 접속을 제공한다.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안전하게 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고객들이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획득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한다. 의사결정 과정의 모든 단계에 참여한다는 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다."

F-35 스텔스기의 '전자 눈'인 전자광학 분산개구 시스템(EO DAS).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는 F-35의 차세대 EO DAS 사업을 수주했다./록히드마틴

-최근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주 사이버 감시정찰 분야에선 이런 기술이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가?

"지난 20여년간 한·미 양국이 처한 위험은 더욱 복잡 다단해지고 있다. 아울러 훨씬 난해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므로, 상황 인식이 필수적으로 중요하다. 오늘날의 현대전에서 상황 인식을 하려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과 같은 첨단 인지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임무요원의 업무량을 경감하고 자동화를 통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CASPER’ (Cognitive Aids to Sensor Processing, Exploitation and Response)라고 하는 스마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전수행시 ‘차량 이동 탐지’ ‘주변 위험요소의 우선순위 설정’ 과 같은 음성 명령을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AI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도 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AI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AI가 사람이 이해하는 형태로 설명할 수 있다."


◇"F-35용 차세대 전자광학 정보수집시스템 개발업체로도 선정"


-항공 정보감시정찰(ISR) 분야에서 레이시온의 실적과 성과는?

"ISR 분야에서 우리의 혁신은 4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술은 심해에서 사이버 공간, 지구 고궤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지상감시정찰(ISTAR) 관련해 최초의 국제 ISTAR 항공기를 영국에 배치했다. 미 공군은 U-2 정찰기를 파견할 때 레이시온의 ASARS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미 해군이 P-8해상초계기 부대로 북대서양을 순찰할 때도 우리의 레이더에 의존한다.

또 우리의 다중분광 표적 획득 시스템 (MTS·Multi-Spectral Targeting System)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시스템은 무인항공기, 헬리콥터, 고정익 항공기 및 육상 기동장비 등을 통해 모든 영상화 가능한 환경에 대해 400만 이상의 운용시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우리 미래의 전망은 더욱 밝다. 2년 전 레이시온은 F-35 스텔스기의 차세대 전자광학 분산개구 시스템(EODAS)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우리의 EODAS 솔루션은 30억 달러 이상의 수명주기 비용 절감, 순환 비용 45% 절감, 운용 유지 비용 50% 이상 절감이 각각 가능하다. 기존 시스템보다 안정성은 5배 이상 개선됐고 성능은 두배나 향상됐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가 한국군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 사업에 제안할 예정인 ISTAR-K 정찰기. 비즈니스 제트기에 각종 첨단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레이시온은 방위사업 분야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 정부와 파트너사에 대한 우리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며, 지난 60여년간 구축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크고 작은 한국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 우위를 선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의 방산 시장에는 미래의 안보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 기술을 공동 개발할 기회가 많다. 작년에는 한화시스템과 한국군용 피아식별장비(IFF) 모드(Mode) 5 생산을 위한 기술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의 상호 독점 기술 협약을 통해 한국군의 요건에 부합하는 세계적 수준의 합동이동표적 감시통제기(ISTAR-K) 솔루션을 개발키로 했다. 한국의 육∙해∙공군 고객들은 야심찬 기술 개발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주도하는 초일류 육군을 위한 육군 ‘미래 비전 2050’, 해양강국∙대양해군을 위한 해군의 ‘비전 2045’, 미래전을 대비하는 항공우주력 건설을 위한 공군의 ‘퀀텀 5.0’ 등이 그것이다."


◇"ISTAR-K는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 보호하는 데 중추 역할 할 것"


-레이시온은 한국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 사업에서 ISTAR-K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특징이 있는가?

"현재 대한항공, 봄바디어사와 협력해 한국 상황에 맞는 임무 수행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6500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조해 전례없는 효용성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세계 방산 시장에 나와 있는 그 어떤 ISTAR(지상감시 정찰) 시스템 보다도 많은 센서를 탑재할 것이다.

고고도 장기체공 항공기에 다중모드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AESA), 다중분광 전자광학/적외선 센서 및 신호정보 수집 장비를 최적화해 탑재, (지휘관들의) 의사결정에서 (적보다) 우위에 있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임무요원이 탑승하는 전장관리 지휘통제 기능을 제공해 거의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은 우리의 솔루션을 활용해 자연재해 감지, 해상 감시, 국경 감시 및 장거리 감시정찰 작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