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워낙 똑똑해지다 보니 최근 국내 주식 게시판엔 미국 전문 투자자도 생소한 종목들이 종종 거론됩니다. 예를 들어, ‘Granite Point Mortgage Trust’라는 노인 요양원 모기지 리츠 주식은 국내 투자자들이 이 회사 앞 글자를 변형해 ‘김포모텔’이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죠. 이 주식 가격이 급등하자 어리둥절한 미국 개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 게시판에서 화제가 된 주식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국내 주식도 속사정을 알기 힘든데 미국인에게도 생소한 주식에 국내 개미 투자자의 돈이 몰린다는 점입니다. 사기 의혹이 제기된 나녹스도 국내 투자자가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습니다. 저도 몇 달 전 잘 알지 못하는 미국 주식을 귀동냥으로 ‘뇌동매매(남들 따라 주식을 매수)’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전 영문도 모른 채 보름 만에 60%가 넘게 폭락해 우왕좌왕했죠. 며칠 후에서야 가격을 떨어뜨린 주도 세력이 전문 공매도 행동주의자인 ‘머디 워터스’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수십 쪽짜리 보고서를 읽어보니 불쑥 화가 나기도 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다 보니 한숨만 푹푹 내쉴 수밖에 없었죠.
미국의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특정 기업은 왜 매도했는지 물어봤습니다.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내 눈엔 끔찍한 사기다.” 공매도 투자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지는 자유입니다. 다만, 이들의 공개 저격이 카카오톡·유튜브에서 몇 마디 주워 듣고 ‘가즈아’를 외치는 파티 분위기에 조금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나스닥 카지노’에서는 공매도 세력에 당해도 한국과 달리 아무도 당신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테니까요. ‘나는 잘 아는 주식만 산다’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격언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