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기퍼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임스 앤더슨. 그는 2012년 테슬라의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얻었다. /베일리 기퍼드

베일리 기퍼드는 한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이어 테슬라 주식을 많이 보유한 외부 투자자로 국내에 알려진 영국 자산운용사다. 이 회사의 베테랑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임스 앤더슨이 2012년 1주당 6달러에 사들인 테슬라 주가는 현재 액면분할(5대1)을 거친 후에도 400달러를 넘어섰다. 덕분에 지난 5년간 베일리 기퍼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두 배 불어난 2800억달러(약 330조원)에 이르렀다.

베일리 기퍼드 2분기 산업별 투자 비율

베일리 기퍼드는 작년 연말부터 테슬라 주식을 꾸준히 팔았다. 7.6%였던 테슬라 주식 지분율은 이달 초 4.25%로 떨어졌고, 이 비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젠 4대 주주로 밀려났다. 베일리 기퍼드는 “단일 주식에 지나치게 집중했던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테슬라 지분을 줄인 것”이라며 “여전히 테슬라의 미래를 밝게 본다. 테슬라 주가가 떨어진다면 다시 지분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2대 주주’ 자리를 포기한 베일리 기퍼드의 돈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올해 2분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베일리 기퍼드가 가장 많이 산 주식은 클라우드플레어(1424만주)였다. 온라인 보안·관리 서비스 업체인 클라우드플레어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인터넷 보안과 관련한 각종 수요가 커지면서 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9월 주당 15달러에 상장됐던 이 회사의 주가는 35달러 선을 기록 중이다.

베일리 기퍼드는 퍼스트 퀀텀(캐나다 광산 운영사)과 리프트(미국 승차 공유 업체), CBRE(부동산 서비스 기업), 페트로브라스(브라질 국영 에너지 기업) 등 다양한 산업군 주식을 골고루 사들였다. 보유 중인 종목 중 투자 비율을 가장 크게 늘린 업종은 통신이다. 올 1분기 대비 1.8%포인트 높아졌다. 후야(온라인 콘텐츠), 업워크(일자리 연결), 아이치이(스트리밍 서비스) 등 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의 주식은 1667만주 팔았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1039만주) 주식도 일부 처분했고, 유전자 분석 업체 미리어드 제네틱스 주식은 897만주 보유분을 모두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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