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커머스가 작년 4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연 매출 3조6884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커머스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덕분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멤버십 매출은 전년 대비 20.7% 늘었고, 출시 초기인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커졌다. ‘탈(脫)쿠팡’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일시적 반사 이익이라기보다, 멤버십 자체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함으로써 유입된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정착시키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멤버십이 네이버 커머스 성장의 중요한 축”이라며 “단기 유입을 구조적 성장으로 연결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제휴 확장이다. 네이버는 할인·포인트 중심의 전통적 멤버십 모델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버티컬 서비스를 결합해 ‘라이프스타일 혜택 묶음’ 형태로 멤버십을 재설계했다. 2024년 넷플릭스 제휴를 시작으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컬리·우버·스포티파이·롯데 등 국내외 브랜드와 잇따라 손잡으며 사용자가 체감하는 혜택을 키웠다. 단순히 할인 폭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쇼핑부터 디지털 콘텐츠까지 생활 전반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혜택을 고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휴선이 늘면서 디지털 콘텐츠 옵션도 넓어졌다. OTT·웹툰·웹소설에 이어 게임·음악까지 선택지가 확대되며 신규 회원 유입이 세대별로 폭넓게 다변화됐다. 네이버는 “마이크로소프트 PC게임패스 제휴 이후 10·20대 남성 신규 가입자가 약 23% 늘었고, 스포티파이 제휴 직후에는 Z세대 신규 가입자가 약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는 스포티파이와 롯데마트 제타 혜택을 추가하면서 12월 신규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약 7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멤버십이 커머스 전반의 ‘선순환 엔진’ 역할을 한다고 본다. 멤버십으로 유입된 활동성 높은 이용자가 쇼핑 혜택과 콘텐츠 소비를 함께 누리며 적립과 재구매 경험을 쌓으면 거래가 늘고, 또 데이터가 축적돼 추천 정확도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컬리와 함께 선보인 ‘컬리N마트’는 이런 전략의 대표 사례다. 네이버는 서비스 출시 이후 월평균 거래액이 50% 이상 늘었고, 이용자의 90%가 멤버십 사용자라고 밝혔다. 반복 구매가 많은 장보기 서비스 특성과 멤버십 혜택을 결합해 ‘단골력’ 모델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작년부터는 멤버십 내 바우처 서비스도 도입, ‘맞춤형 혜택’을 강화했다. 사료·기저귀·분유처럼 구매 주기가 짧은 상품에서 바우처를 활용하면 구매 이력이 빠르게 쌓이고, 그만큼 AI 개인화 추천이 정교해져 재방문·재구매로 이어진다. 네이버는 “바우처 참여 브랜드 수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고, 제휴 브랜드의 신규 구매자 수도 참여 이전 대비 평균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신규 바우처를 추가해 혜택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핵심 지표인 멤버십 리텐션(재유지율)도 95% 수준으로 탄탄하다. 올해는 오프라인에서도 제휴 혜택을 쉽게 쓰도록 QR코드 형태의 인증 패스를 연계한 경험형 혜택을 강화하고, 1월에는 에어로케이항공과 제휴해 이동 혜택을 항공으로 확대했다. 무료배송·무료반품 같은 체감 혜택도 키우기 위해 ‘N배송’ 커버리지를 3년 내 50% 확대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멤버십 활성 이용자를 전년 대비 20% 이상 늘리고, 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