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있는 SMIC 공장에서 한 엔지니어가 근무를 하고 있다./조선DB

중국이 인공지능(AI) 학습과 구동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1~2년 내 5배로 늘리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계속된 제재에도 독자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자국 반도체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이 7나노(㎚·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을 현재 월 2만장에서 2년 내 10만장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고 25일 보도했다.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웨이퍼 생산량을 월 50만장까지 늘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AI 칩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SMIC는 7나노, 5나노 반도체 생산 설비를 신규 구축하거나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MIC는 2023년 구형 장비로 7나노 칩 양산에 성공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N+3 공정으로 5나노에 준하는 칩을 생산했다. 중국 내 2위 파운드리인 화훙반도체도 그간 성숙(레거시) 공정에 주력해 왔지만, 정부의 요구에 따라 첨단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늘린 생산 능력은 중국 정부의 관리를 거쳐 중국 내 AI 기업들에 분배된다. 가장 많은 생산 역량을 배정받는 기업은 화웨이이며, 캠브리콘, 알리바바의 자회사 티헤드, 무어스레드 등 업체가 뒤를 잇고 있다. 이런 국내 수요를 등에 업고 SMIC는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로 올라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칩 자립을 꿈꾸는 중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AI 칩 기업의 수요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생태계”라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어 첨단 칩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우방국의 반도체 장비를 도입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명확하다. 자체 반도체 장비 산업을 육성했지만, 외국산 장비의 성능이 여전히 중국산 장비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SMIC의 7나노 공정 수율(정상품 비율)이 30%에 그친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