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신작 게임 ‘메이플 키우기’에서 확률형 아이템(유료 뽑기 아이템) 오류 논란이 불거지자 사상 초유의 전액 환불 조치를 시행합니다. 또한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대표이사가 직접 본부장 역할까지 맡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선 개정된 게임법의 첫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를 출시했습니다. 넥슨을 대표하는 IP(지식재산권) ‘메이플 스토리’에 기반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양대 앱마켓(구글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 후 1위를 기록하며 6주간 1500억원에 가까운 누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앱 분석 서비스 센서타워 기준 지난해 12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중 매출 성장 순위 4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확률형 아이템 오류였습니다. 이용자들은 출시 후 약 한 달간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능력치(어빌리티)의 최대 수치가 안내된 확률대로 나오지 않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넥슨은 이 문제가 불거지자 이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이 오류를 몰래 수정해 은폐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또한 게임 속에 표기된 공격 속도가 실제 성능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문제까지 드러났습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넥슨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결제된 금액 전액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넥슨은 5일부터 15일까지 환불 신청을 받습니다. 환불 대상 기간 ‘메이플 키우기’의 매출은 1500억~20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넥슨은 환불 신청 기간이 종료된 이후 1개월 이내에 환불할 예정입니다.
넥슨은 이와 함께 지난 2일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메이플 스토리 IP 담당 본부장을 직접 맡는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본부장은 관리 책임 문제로 해임됐습니다. 넥슨 경영진은 “이번 조치를 통해 메이플 키우기 운영 전반을 살피며 개발 환경과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넥슨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판매는 게임 업체들의 가장 큰 수익 모델입니다. 확률을 조금만 조작하면 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확률 조작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용자를 속여 돈을 버는 확률 조작을 뿌리 뽑기 위해 지난해 8월 게임법 개정안도 시행됐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조작 시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확률 조작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 창출”이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 치료(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게임업계에선 “앞으로 확률 조작이 불거지면 넥슨처럼 전액 환불 조치를 하는 게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기회에 게임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확률 조작 문제가 근절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