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생성 이미지/제미나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 10곳 중 8곳은 3개 이상의 서로 다른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AI 시장이 단일 승자 없이 소수 기업의 과점 시장이 됐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 시각) 미국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글로벌 2000대 기업의 C레벨(최고책임자급) 및 부사장급 임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3회 연례 최고정보책임자(CIO) 설문조사’ 결과, 기업의 81%가 3개 이상의 AI 모델 시리즈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기업들이 특정 AI 기업이나 제품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기업들은 또 용도별로 모델을 달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픈AI는 챗봇, 지식 관리, 고객 지원 등에 많이 활용하는 반면 앤스로픽은 코딩이나 데이터 분석에 많이 쓰고 있었다. AI 모델마다 더 잘하는 일을 맡기는 ‘전문화’를 한 셈이다.

이로 인해 기업용 AI 시장은 ‘승자 독식’ 체제가 아닌 소수 기업의 과점 체제로 변모했다고 a16z는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조사 기업의 78%는 오픈AI, 44%는 앤스로픽을 실제 업무에 사용 중이고, 테스트 중인 기업(19%)까지 합치면 63%의 기업이 앤스로픽을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5월 이후 점유율이 25% 포인트 상승하면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구글 제미나이의 사용도 늘었지만, 코딩 분야에선 약세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용 앱 영역에서 높은 지배력을 보였다. 기업용 챗봇 1위, 기업용 코딩 분야 모두 MS의 365코파일럿과 깃허브 코파일럿이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의 65%는 “가능하면 기존 벤더(공급자)를 쓴다”고 답해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확산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최강자였던 MS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가 기우로 끝난 것이다.

기업들의 AI 관련 지출은 증가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생성형 AI 지출액은 2년 새 450만달러에서 700만달러로 증가했고, 올해는 약 1160만달러(65% 증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기업이 체감하는 투자 대비 성과(ROI)는 기대치만큼 높지 않았다. a16z는 “기업들이 여전히 AI를 실제 업무 워크플로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학습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AI를 빨리 도입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불안함 때문에 일단 제품을 도입하고 보는 경향이 있어 생산성이 낮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