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Gmail)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본격 도입한다. AI가 메일 내용을 분석해 사용자가 해야 할 ‘할 일 목록(To-do list)’을 뽑아주고, 답장 초안까지 만들어 준다. 단순히 이메일을 시간 순으로 나열해 보여주는 전통적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구글은 8일(현지 시각) 지메일에 ‘AI 인박스(AI Inbox)’라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AI가 사용자의 이메일 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학습해 중요한 이메일과 그렇지 않은 이메일을 걸러낸다. 이어서 이메일 속 내용과 맥락을 바탕으로 답장 초안을 준비해주는가 하면, 후속 조치를 할 일 목록으로 만들어 알려준다.
예컨대 ‘병원 예약 변경’, ‘거래처에 답장’, ‘주말까지 학원비 결제’ 등의 할 일을 뽑아 필요한 이메일 답장 초안을 제안해주고, 때맞춰 알림을 보내 줄 수도 있다. 또 여러 메일에 흩어져 있는 내용들을 관심 주제로 요약해 보여줘, 사용자가 놓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치 비서가 수많은 이메일을 대신 읽고 관리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구글 측은 “이메일 발송은 물론, 전화를 걸거나 결제를 도와주는 등 다른 방식으로도 실행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AI 에이전트(비서) 기능과 연동될 수 있다는 뜻이다. AI 인박스 기능은 현재 미국 내 일부 ‘신뢰받는 테스터’를 대상으로만 제공되고 있다. 향후 일반 사용자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구글은 지메일 이용자 모두에게 이메일 내용 AI 요약(Overviews), 개인화된 이메일 자동 응답(Suggested Replies) 등의 기능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할 방침이다. 유료 서비스인 ‘구글 원 AI 프로’ 등의 구독자는 문법 교정 기능과 함께 이메일 검색 결과를 AI가 요약해 주는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인테리어 공사 견적을 준 회사가 어디인가?” 같은 질문을 하면, AI가 이메일 내용을 분석해 답을 제시해 준다.
다만 업계에서는 “AI가 너무 많은 할 일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사용자에게 새로운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이메일을 읽고 판단하던 과정을 AI에 위임하는 셈”이라며 “사용자가 AI의 판단을 어디까지 신뢰할 것인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