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다른 어떤 기업도 우리가 하는 일을 할 수 없다.”

4일(현지 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더 퍼스트룩’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 부문장)은 무대에 서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매년 스마트폰과 TV, IT 기기 등을 약 5억대 출고하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모든 사람에게 AI 혁신을 매끄럽게 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자신감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CES 공식 전시장 중 하나인 윈 호텔에 업계 최대인 4628㎡ 규모의 단독 전시장을 차리고, 전시와 콘퍼런스를 통합한 ‘더 퍼스트룩(The First Look)’을 개최했다. 그동안 여러 곳에 제품별로 쪼개졌던 전시를 합치고, 전시와 콘퍼런스로 나뉘어 있던 것을 통합해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종합해 보여주는 자리다. 지난 11월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된 노태문 사장은 “오늘은 삼성을 위한 새로운 챕터를 쓰는 날”이라며 “우리의 미션은 명확하다. 당신의 인공지능(AI) 일상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수많은 AI 활용 방식이 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자주, 쉽게 사용하는 가전에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 AI의 효용을 가장 높이는 길이고 이를 삼성전자가 하겠다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I가 적용된 삼성전자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일상 속 AI 동반자 된 가전

이날 삼성전자 콘퍼런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미디어와 비즈니스 파트너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노태문 사장은 매끄럽게 전달한다는 의미의 ‘심리스’와 ‘디바이스’, ‘컴패니언(동반자)’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수많은 가전과 기기 간 매끄러운 연결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AI 사용 경험을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삶에 꼭 필요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노 사장은 “진정한 동반자가 된다는 것은, 첫 번째 상호작용부터 친숙하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며 “더 통합되고, 더 개인적이며, 더 믿을 수 있는 삼성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TV와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시연했다. 축구 경기를 보다가 사용자가 ‘누가 이길 것 같느냐’고 묻자 실시간 승리 확률을 보여주고,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지금 화면에 나오는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줘’라고 하면 요리법과 레시피를 알려줬다. 무대에 선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스크린은 이제 단순한 디스플레이 이상”이라며 “하드웨어 경험에서 비주얼 지능으로 진화하며 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와 TV 디스플레이만 있고 나머지 부분은 디자인적으로 축약된 ‘타임리스 프레임’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6'에 마련된 윈호텔 삼성전자 단독 전시관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지 기능 저하 감지하고 반려동물까지 챙겨

이날 공개된 삼성전자 전시장은 입구부터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약 20m 길이의 터널 형태 디스플레이인 ‘AI 갤러리’에 들어가니 입체 음향과 함께 인왕제색도와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같은 미술 작품이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 전시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TV 제품을 선보인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존’, AI를 장착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을 공개한 ‘홈 컴패니언’, 다양한 기기와 연결돼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을 선보인 ‘케어 컴패니언 존’ 등 3구역으로 나뉘었다. 한쪽에는 게이밍 모니터와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소개하는 공간도 있었다.

투명 디스플레이와 간단한 촬영으로 3D(3차원) 움직이는 사진을 만드는 기술, 거울을 보면 피부 상태를 확인해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해주는 AI 뷰티 미러 등에 관람객이 몰렸다. 특히 가족과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눈에 띄었다. 케어 컴패니언 존에는 ‘멀티모달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을 적용한 기기들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상태나 걸음걸이, 말투 등을 분석해 인지 기능 저하를 사전에 감지해주는 설루션이 전시됐다. 또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의 병이 의심되는 곳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치아 질환, 슬개골 탈구, 백내장 등의 질환을 진단하는 기능도 공개됐다. 삼성전자 앱인 스마트싱스에 카메라와 각종 가전을 연동해 부재 중 집 안팎 상황과 반려동물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내용을 요약해 보내주는 기능도 전시됐다. 노태문 사장은 콘퍼런스 말미에 “다시 간단한 진리로 돌아온다. 기술은 반드시 사람을 섬겨야 한다(Technology must serve people)”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