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안경 시제품./구글

구글이 10여 년 만에 ‘스마트 안경’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구글은 8일(현지 시각)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안경 2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3년 구글은 ‘구글 글래스’로 명명한 스마트 안경을 출시했는데, 우스꽝스러운 디자인과 사생활 침해 문제 등으로 외면받아 2015년 단종됐다. 이런 아픈 과거가 있는 구글이 AI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으로 재도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구글은 이제 AI 통합을 통해 스마트 안경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AI 개발 경쟁이 하드웨어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 AI 경쟁은 누가 더 좋은 성능의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됐다. 이를 하드웨어에 탑재해 성능을 내고 사용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주요 빅테크들이 AI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글, 삼성·젠틀몬스터와 손잡아

내년 출시될 구글 AI 안경에는 구글의 AI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내장된 스피커와 마이크, 카메라를 사용해 제미나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화면(디스플레이)이 있는 AI 안경에는 경로 안내나 번역 등의 기능이 들어간다. 삼성전자와 손잡은 구글은 젠틀몬스터, 워비파커 등 안경 브랜드와도 협력한다. 진짜 안경처럼 편안한 착용감과 디자인도 고려한 것이다.

현재 AI 안경에서 가장 앞선 곳은 메타다. 메타는 레이밴과 협력해 AI 안경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안경을 출시했는데, 안경 렌즈 위로 문자 메시지와 AI의 응답을 확인할 수 있다. 메타는 프리미엄 제품 외에도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도 지난달 중국에서 AI 안경 ‘쿼크’ 판매를 시작했다. AI 모델 ‘큐원’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안경이다. 이동 중 번역 등을 지원한다. 가격은 1899위안(약 40만원)부터 시작한다. 애플과 스냅도 내년 AI가 적용된 AR(증강현실) 안경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AI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애플의 디자이너였던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 AI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제품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화면이 없고 스마트폰 정도 크기일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아이브는 “2년 내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는 펜던트 형태의 AI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리미트리스를 인수했다. 리미트리스는 무선 마이크처럼 옷에 부착하거나 목걸이처럼 착용할 수 있는 AI 펜던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AI 펜던트는 대화를 녹음해 기록하고 요약해 준다. 아마존은 팔찌 형태로 대화를 녹음하는 제품을 개발한 AI 웨어러블 스타트업 ‘비’를 인수했다.

◇별별 기기 내놓는 중국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은 AI 웨어러블 기기로 옮겨붙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제조업 강점을 앞세우며 다양한 제품을 선제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직장용 메시징 플랫폼 ‘딩톡’은 올해 신용카드 크기의 AI 기기를 출시했다. 최대 8m 떨어진 곳에서 음성을 녹음하고 요약·분석할 수 있다. 직장에서 메모를 작성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다.

중국 스타트업 ‘레레 가오상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는 자녀 영어 교육용 AI 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에는 텐센트의 AI가 탑재됐고, 여행용 목베개처럼 착용하고 사용할 수 있다. CNBC는 “중국 시장은 이미 AI 기기로 가득 차 있다”며 “이로 인해 AI가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