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반도체 전쟁./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규제를 놓고 미국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회에서는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법안을 내놓았지만, 행정부는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은 항상 유동적”이라며 “기술이 발전하고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수출 통제의 기준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수년간 중국 반도체 규제를 지속해왔지만, 정책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엔비디아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돕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H200′의 중국 판매 허용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H200은 현재 중국으로 제한적으로 수출이 허용된 대중 수출용 엔비디아 칩 H20보다 성능이 좋은 AI 칩이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히 최첨단 기술 제품이나 반도체 또는 다른 물건 등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보내는 것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수출 통제) 조정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 상원은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양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하지 못하도록 막는 ‘세이프 칩스’ 법안을 발의했다. 향후 30개월 동안 중국·북한·러시아·이란에 대해 현재 허용된 수준보다 더 고성능 AI 칩 수출 라이선스를 전면 거부하도록 상무부에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또 30개월 이후에도 규제 변경 시 시행 1개월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중국 반도체 규제가 중요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이 규제를 해제하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와 중국이 미국 기술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