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소비자 제품 브랜드 '크루셜'의 DDR5. /마이크론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PC용 D램, 낸드플래시 등 소비자 사업에서 철수한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에 맞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공급 기업이 더 줄어들면서, PC용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브랜드인 ‘크루셜(Crucial)’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소비자 사업에서 3일(현지 시각) 철수한다고 밝혔다. 내년 2월까지 크루셜 브랜드의 소비자용 제품 출하는 유지되고, 제품에 대한 보증 서비스와 지원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

마이크론은 HBM 등 AI용 메모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AI가 이끄는 데이터센터 성장 때문에 메모리·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했다”며 “더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용 크루셜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했다. 한정된 생산 능력(캐파)을 수익성이 높은 HBM 등 AI 메모리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이은 HBM 3위 기업이다. HBM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의 결정으로 이미 가격이 폭증하고 있는 소비자용 D램,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가격은 8.1달러로, 올해 1월(1.35달러) 대비 500% 폭증했다. 낸드(128Gb) 가격도 같은 기간 2.18달러에서 5.19달러로 138% 올랐다. 메모리 업체들이 AI용 고성능 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범용 제품 공급에 힘을 뺐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메모리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줄어들면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는 것이다.

미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AI 기업들의 수요 급증으로 인한 D램 가격 급등에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조립 업체와 취미 사용자들에게 큰 타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