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무단 소액 결제 사건과 서버 해킹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달 초부터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유심 교체 안내문에서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KT에서는 지난 8월 무단 소액 결제 사건이 발생했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해킹도 KT가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서울 지역 KT 공식 대리점에는 ‘유심 무료 교체 지원 매장’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KT는 안내문에 ‘고객님의 편의를 위하여, 당일 유심 교체가 필요하신 고객님께서는 매장에서 유심 교체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KT.com과 고객센터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하시면 더욱 편하게 업무 처리가 가능하므로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서버 해킹, 무단 소액 결제 사고와 관련해 유심 교체를 시행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KT는 해당 안내문을 유심 교체를 지원하는 전국 매장에 배포했다. 한 KT 이용자는 “최소한 가입자에게 사과하거나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 정도는 적어놓는 게 예의 아니냐”면서 “사고가 터져서 고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마치 무료 유심 교체 서비스를 내놓은 것처럼 고객들에게 홍보하는 게 기가 찬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KT의 유심 교체 안내는 앞서 지난 4월 해킹으로 유심 교체에 나선 SK텔레콤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당시 매장마다 ‘SK텔레콤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붙였다. SK텔레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고객님께 어떠한 피해도 생기지 않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다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내용을 안내문에 적었다.
KT가 해킹 사건을 은폐·축소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무단 소액 결제 사건에 사용된 팸토셀(초소형 기지국) 중 3개월 이상 미사용 장비를 회수하면서 가입자들에게 해당 사건과 상관없는 단순 품질 점검을 위한 목적으로 설명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9월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는 해킹이 없었다고 발표했는데, 불과 9시간 뒤 당국에 해킹을 신고해 거짓말 논란까지 제기됐다. KT는 공식 브리핑 3일 전 외부 보안 전문 업체에 맡긴 조사를 통해 이미 해킹 사실을 인지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