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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후 모든 기업은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왔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지금, AI는 업무 효율화 도구를 넘어 기업 경쟁력의 기본 전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AI가 재편하는 산업 구조에 올라타지 않으면 기업이 도태되는 상황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3년 1890억달러(약 272조원)에서 2033년 4조7720억달러가 돼 25배 가까이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AI가 바꿔 놓은 새로운 산업 구조에 올라타기 위해 뛰고 있다. 각자 형태는 다르지만, ‘AI라는 새로운 산업 흐름을 내다보며 AI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AI에 올라타라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전 제품군에 AI를 도입하고 나섰다. 작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35조원의 연구·개발(R&D) 투자와 53조6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인 18조원의 R&D 투자를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모든 주력 제품에 AI 신기술을 적용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을 강화해 앞으로 전개될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전쟁에서도 승기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전경.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점차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통해 AI 시대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주요 고객사에 납품한 뒤, 작년 3월에는 HBM3E 8단 제품을, 같은 해 9월에는 12단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3월에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고, 지난 9월에는 양산 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제조 AI로 가전 제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핵심 부품 생산 공정에 AI를 도입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이고, 원재료 추가 투입에 따른 생산량 변화까지 정확하게 계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동한 컴프레서 생산 라인에서는 품질 검사 공정의 90% 이상을 AI로 자동화했고, 매년 700만대 이상 생산품을 대상으로 딥러닝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부품 기술력을 토대로, 정밀한 동작 필요성이 높아지는 AI 시대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LG전자의 창원 부품 공장 A7 라인에서 시스템 에어컨용 컴프레서가 생산되고 있다. /LG전자 제공

LS는 AI로 인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공략한다.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분야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일괄 공급) 설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LS일렉트릭은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로 대형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AI 개발도 나서

플랫폼 기업들과 통신사는 자체 AI를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자체 AI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 네이버는 커머스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를 도입했다. 개인화 추천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관심사와 연관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챗GPT를 도입해, 채팅 탭 상단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자체 개발한 AI ‘카나나’를 통해서는 일정 관리, 정보 안내, 장소 및 상품 추천 등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에이닷 비즈(A. Biz)'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 AX와 공동 개발한 업무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올 연말까지 SK그룹 25개 멤버사로 확산한다. /SK텔레콤 제공

SKT는 업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SK그룹 25개 멤버사로 확대 도입한다. 채팅창에 업무만 입력하면 정보 검색이나 회의록 작성, 일정 관리 같은 일상적 업무는 물론 채용 등 전문 영역의 업무도 지원한다. KT는 자체 개발 AI 모델 ‘믿:음’,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개발한 ‘SOTA K’, 메타와 개발한 ‘라마 K’ 등 다양한 모델로 한국적 AI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앱 ‘익시오’에 ‘엑사원 3.5’를 적용해, 통화 요약과 통화 내용 텍스트 변환 등 성능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