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 밀피타스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들어올려 옮기는 로봇 ‘블루 제이‘ 시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마존이 직원을 최다 3만명 감원한다. 인공지능(AI)으로 생산성이 높아지자 주요 빅테크에서 대규모 구조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쪽은 주로 ‘화이트칼라’(사무직)다. 하지만 로봇, 공장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직종도 대규모 감원이 멀지 않은 미래에 피할 수 없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아마존이 정규직 직원을 최다 3만명 감원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사무직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전체 직원은 155만명, 사무직 인력은 35만명으로, 이번 감원 규모는 사무직 전체의 약 10%다. 아마존은 2022년 말 2만7000명을 감원했는데, 약 3년 만에 또 대규모 감원을 추진한다.

감원을 가장 많이 당하는 곳은 인사 부서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포천에 따르면 인사 부문의 감원 비율은 약 15%로 예상된다. 채용과 직원 데이터 관리 등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일이 많다 보니 AI 기술 등을 이용한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도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 부서 외에도 운영, 서비스 등 다양한 부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배경엔 AI 도입이 있다. AI가 사람이 하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신하는 만큼 이에 따른 잉여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과도한 관료주의를 줄이려는 조치”라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그는 “AI 도구 사용이 증가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때문에 인력을 추가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마존은 올해 초 비효율적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익명으로 직원들 제보를 1500건 받아 실제 450건의 업무를 개선했다고 한다. 스카이 카이네브스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아마존이 이미 본사 팀에서 AI 기반 생산성을 충분히 향상시켜 상당한 규모로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기간 수요가 급증해 채용이 늘고 조직이 비대해진 것을 정상화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아마존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재택근무 종료와 ‘주 5일 사무실 출근’ 지시로 자발적 퇴사를 유도했지만, 예상보다 퇴사율이 낮아 감원까지 추진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AI발 대규모 감원은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해 549사에서 15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메타는 최근 AI 부문에서 600명을 감원했다. 메타 측은 “과도한 인력 확충에 따른 조직 비대화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5월 전 세계 인력의 3%인 6000~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고, 두 달 뒤 또다시 9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미 AI 스타트업 스케일AI도 최근 700여 명을 감원했다.

이 기업들은 공식적으로는 ‘조직 효율화’ ‘비용 감축’ 같은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AI가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자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다. 포천은 지난 6월 “경영진은 반발을 피하기 위해서 ‘AI 때문에’ 구조조정을 한다고 말하기를 꺼린다”고 했다.

이런 대규모 구조 조정은 화이트칼라 직종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아마존은 향후 물류 창고에 로봇을 배치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늘려 직원의 75%를 감축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내부 전략 문서를 확인한 결과, 자동화 업무팀은 2027년까지 미국 내에서 필요한 인력 중 16만명을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아마존 경영진은 “로봇 자동화로 몇 년간 미국에서 인력을 더 고용하지 않아도 2033년까지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간 자동화가 대체할 잠재적 추가 고용 인력은 60만명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