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 연구소(HA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작년 인구 1만명당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입은 -0.36명이었다. 국내로 들어온 AI 인재보다 해외로 나간 인재가 많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중 최하위 수준인 35위다. 반면 OECD 1위를 기록한 룩셈부르크는 1만명당 8.9명, 4위인 독일은 2.13명의 AI 인재를 유치했다. 이 국가들은 외국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법적 장벽을 낮추고, 자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연구 생태계와 연계해 글로벌 AI 인재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전체 노동자의 74%가 프랑스·벨기에·독일의 국경 간 통근자일 정도로 개방적인 노동시장이 구축돼 있다. 외국 AI 전문가 진입 장벽이 낮다. 비EU 출신 인재가 장기간 거주하면서 일할 수 있는 ‘블루카드’ 절차를 간소화하고, 가족들도 제한 없이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소득 외국인 전용 세제 혜택도 있다. 연봉 7만5000유로(약 1억2300만원)가 넘는 외국인은 연간 보수의 50%가 면세된다. 높은 연봉을 받는 AI 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는 구조다. 룩셈부르크 주 산업인 금융업이 AI와 연계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맥킨지는 “룩셈부르크의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파급력이 큰 AI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은 IT 전문가의 경우 대학 학위가 없더라도 2년 경력만 있다면 취업과 체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독일 인공지능 연구센터(DFKI), 프라운호퍼 AI 연구소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 연구소와 대학 연구소를 보유한 만큼 연구에서 취업, 이주로 이어지는 인재 유입 경로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독일은 특히 강점인 제조업에 특화한 산업용 AI에 초점을 맞추고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AI에서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