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글로벌 가성비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었다. CNBC는 9일(현지 시각) UAE 아부다비에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 대학(MBZUAI)이 오픈AI와 중국 딥시크에 맞서는 저비용 고성능 AI 추론 모델 ‘K2 싱크’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K2 싱크는 AI가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변수인 매개변수가 320억개에 불과해 5000억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오픈AI 모델이나 중국 딥시크의 R1(6710억개)보다 작은 초경량이다. 반면 성능은 오픈AI나 딥시크 주력 모델과 비슷하다. MBZUAI 측은 “K2 싱크가 수학·코딩·과학 등 여러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와 딥시크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한 UAE의 AI 기업인 G42와 협업해 이 모델을 개발했다.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2.5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MBZUAI는 초경량 AI가 단계별로 추론할 때 이를 미세 조정하고 추론 중엔 연산 파워를 추가 투입하는 ‘테스트 타임 스케일링 기법’을 활용했다. AI 모델은 작지만 더 세밀하게 움직이고 중요한 순간에 모아놓은 연산 능력을 집중해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이다. 헥터 류 MBZUAI 기초모델연구소장은 “AI 모델을 단순히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에 따라 고칠 것을 찾으며 시스템처럼 운영·개선한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UAE는 AI 모델 개발을 통해 AI 강국의 입지를 다지고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K2 싱크 공개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AI 주권’ 확보 움직임과 닿아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AI가 테크 업계를 장악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유럽과 중동에서는 미국과 중국 AI의 지원이 없어도 구동이 가능한 자체 ‘소버린 AI’ 구축에 들어갔다.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유럽판 챗GPT’라는 AI 챗봇 스타트업 미스트랄AI에 13억유로(약 2조11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스트랄AI의 최대 주주가 돼 유럽의 AI 기술 주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한국도 현재 다섯 기업을 1차 선발해 한국형 소버린 AI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릭 싱 MBZUAI 총장은 “AI는 소수 국가가 독점하지 않을 것”이라며 “UAE에서 AI 연구 개발과 지적 창의성의 주권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