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창원 공장에 생산 중인 컴프레서./LG전자

지난 5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5’의 LG전자 부스. 이곳 한편에는 일반 관람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B2B 고객 전용 상담 공간이 있었다. B2B 상담 공간은 현지 유통 업체를 비롯해 B2B 고객과 내년에 어떤 신제품을 얼마나 공급할 지 등 논의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13년 만에 LG전자가 마련한 공간이 있었다. 바로 ‘부품 설루션’ 존이다. LG전자는 2012년까지 부품 설루션 관련 B2B 상담을 진행하다 중단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다시 부품을 들고 B2B 상담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LG전자가 B2B 공간에서 부품 상담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은 경쟁력 때문이었다. 부품 기술은 일본이 앞서가고 있었고, 중국은 저가 공세를 하면서 한국의 부품이 설 자리가 없었다. 특히 중국은 저가의 가성비 부품의 영향이 컸다. 기술력을 대폭 높이거나 유의미한 가격 인하가 없으면, 한국 업체들에게는 쉽지 않은 경쟁이었다.

LG전자는 고효율 제품의 성능을 고도화했다. 특히 유럽 고객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효율을 점점 더 중요시하는 것과도 맞물렸다. 이번 IFA에서 B2B 고객이 많은 관심을 보인 부품은 냉장·냉동고용 레시프로 컴프레서(피스톤으로 왕복 운동을 해 실린더 내 공기를 압축하는 장치)와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냉난방 시스템용 로터리 컴프레서(회전운동으로 실린더 내 공기를 압축하는 장치)로 알려졌다. 예컨대 유럽 AWHP 컴프레서 분야 1위인 미쓰비시 제품은 온수 온도가 최고 65도인 반면, LG전자의 신제품은 최대 85도까지 온수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레시프로 컴프레서 신제품은 주로 대형 냉동·냉장고용으로 사용되는 다른 제품과 달리 크기를 소형화해 차량용 냉장고나 정수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제품 대비 진동과 소음이 더 적고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컴프레서 움직임을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특히 AI로 공장 생산성을 높이면서 이제는 중국과도 가격 경쟁력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한다.

LG전자는 올해 IFA 참가 이래 가장 최대 규모인 약 1762㎡의 B2B 고객 전용 상담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 관람객 부스보다도 더 넓은 규모다. 실제 부품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부품 외판 사업 매출 규모가 조 단위를 넘었고, 영업이익률은 10% 이상이다. 전사 영업이익률(2024년 약 3.9%)을 뛰어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