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이후 번호 이동 건수가 하루 평균 1만5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휴대폰 구매 보조금을 제한해온 이 법이 11년 만에 폐지되면서 번호 이동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번호 이동 건수는 총 15만24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1만5241건으로 지난해(일평균 1만7000여 건)보다 적고,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 발표 이후인 지난달 14일(6만여 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단통법이 폐지됐는데도 번호 이동 건수가 예상만큼 급증하지 않는 이유는 통신사들이 보조금 지급 경쟁에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금액을 제외하고도 5000억원을 고객 보상안으로 지출해야 하는 만큼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SK텔레콤에서 이탈한 가입자를 유치하며 득을 본 KT와 LG유플러스는 굳이 먼저 출혈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의 조심스러운 마케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금 통신사들은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애플과 삼성전자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 보조금 경쟁을 일정 기간 펼칠 수는 있겠지만, 예전처럼 시장이 과열될 정도로 경쟁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